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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달 Dec 09. 2015

안정적 수익 추구를 위한 배급사/제작사들의 전략 변화

미국영상산업동향

제목은 거창하네.......


출근하면서 확인한 기사 중 시선을 끈 게 두 개 있었다.


하나는 DC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TV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영화 부문의 힘이 약해졌다는 내용.



Arrow, The Flash, Gotham, Supergirl, 이번에 시작하는 Legends of Tomorrow 까지 DC 코믹스 원작 드라마들은 물론이고 iZombie, Lucifer 등 Vertigo 원작 드라마까지 성공적으로 TV에 안착한 상황. 이는 Kevin Tsujihara가 워너 브라더스의 새 수장이 되면서 DC 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IP를 영화뿐 아니라 TV, 웹시리즈, 게임 등 모든 미디어에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웠기 때문이라고. 게다가 WB의 모기업 Time Warner의 다른 미디어 자회사인 Turner Broadcasting Company 와 HBO 에도 그 영향력을 넓히도록 주문했다고. 그 이후 WB의 TV 부문에서는 코믹스 기반의 TV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제작해내고, 심지어 HBO의 레프트오버(The Leftover)도 잘 만들고 있다고.


반면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시리즈 이후 마블의 기세에 밀린 상황. 맨 오브 스틸도 생각보다 반응이 미적지근하고, 잭 스나이더를 고용해 저스티스 리그를 구축하려는 계획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나도 벤 애플렉이 배트맨이라고 할 때 심각하게 이 영화를 볼까말까 고민했....) 그러다보니 TV의 기세에 밀려서 이전처럼 영화가 1등, TV가 2등의 위계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사실 '영화가 우선'이라는 정책이 계속 고수되었다면 플래시가 TV 시리즈로 만들어질 일도 없었을 테고 영화버전/TV버전 나눠지지도 않았을 거다.


아무튼 TV가 안정적으로 시청률을 올리면서 넷플릭스와의 재방권 딜에서도 가격을 엄청 높게 책정했다고. 이렇게 가면 신디케이션에서도 굉장히 좋은 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블에 밀리는 거 아닌가 했는데... 역시 남 걱정은 하는 게 아니야 ㅎㅎㅎㅎㅎㅎㅎㅎ


다른 하나는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인디영화 배급 부문의 규모를 축소하고 그것을 TV 부문 강화로 돌리려 한다는 기사.

이미 지난주에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정리해고 기사가 나왔는데, 이 정리해고 인원이 TV 부문이 아닌 영화 부문에 집중되어 있다는 게 특징이었다. 그에 이어서 이번 기사에서는 그동안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배급해온 인디 영화 편수를 줄이고 그 역량을 TV 제작 부문에 집중한다는 내용이 발표되었다. 그동안 선댄스 등 영화제의 큰손 중 하나였던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이제 인디 영화의 배급권 획득을 확 줄이고, 배급할 영화도 완성품보다는 스크립트 단계의 작품 중에서 고르기로 정책을 바꿨다고. 아무래도 요즘 작은 영화 시장이 어려워서 내린 결정인 것 같다.

영화 배급이 정체성이었던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최근 몇 년간 이윤이 나지 않는 수익 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긴 했다. 그 중 하나가 TV 제작 부문을 신설해서 작품을 여러 개 했다는 것. 첫 작품부터 Netflix의 Marco Polo 처럼 제작비 많이 들어가는 작품을 할 정도로 제정신인가 과감한 행보를 해 왔는데... 이게 은근히 이익이 되었나 보다. 작년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했었다고. 그러니 인디 영화 배급에 들어가는 역량을 TV로 돌리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행보일지도.


미디어 배급/제작사들이 수익을 극대화하고 불안정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선택하는 게


1. 축적해놓은 IP의 활용 (특히 코믹스와 기존 히트작)
2. 사양시장에 대한 투자 회수와 안정적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사업부문 투자


이걸로 경향이 잡혀가는구나.


인디 영화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슈퍼히어로 드라마들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더 많아지고... 슈퍼히어로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렇게 다양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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