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놀리아

폴 토마스 앤더슨 35mm 필름 투어 (1)

by 겨울달

지난달부터 기다렸던 폴 토마스 앤더슨 35mm 필름 투어 시작!

주말에만 움직일 수 있는 회식이(아무리 생각해도 잘 지었음)라 토, 일에 서울아트시네마에 출석도장을 찍었다.


[매그놀리아]는 내게 에이미 맨의 'Save Me'로 기억되는 영화다. 이 영화가 에이미 맨의 오리지널 앨범이라 할 만큼 맨의 노래가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뒤늦게 에이미의 음악을 접하고 사랑에 빠진 사람으로서 에이미의 앨범 뮤직비디오라 할 만한 영화를 보는 건 정말 감격이다.


이 영화는 아마 PTA 작품 중 가장 길고, 누군가에겐 가장 지루할 것이다.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어렵다. 있는 그대로만 보면 나이도 성별도 다른 서글픈 인생들이 각자의 절망의 최저점을 찍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자. 이들에게 상처를 준 사람은 어른들이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그들은 어릴 때 이기적이고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어른들에게 상처받았고, 신체 나이는 어른이 되었어도(퀴즈쇼 꼬마 스탠리 제외) 그 상처를 제대로 치유하지 못해 괴로워하며 살아간다.


[매그놀리아]는 이들이 자신의 과거와 맞닥뜨리게 된 그날, 우연히 맞아 들어간 그 하루를 담았다. 물론 그날 LA에는 비가 억수같이 내렸고(이만하면 천재지변이라더라) 비가 그치니까 개구리 비(윽)가 내렸다. 비가 내릴 때 그들은 그날 하루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가고, 그 바닥에서 과거와 맞딱뜨릴 땐 저주가 내리듯 개구리 비가 내린다. 물론 영화적 장치이긴 하지만 하늘마저 도와주는(도와주는 게 맞냐) 그날 하루 이후 캐릭터들은 각자를 가장 괴롭게 한 과거와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영화 감상이나 비평, 소개글을 찾아보면 아버지가 어쩌고 신이 어쩌고 하는데, 쉽게 이해하거나 동의하긴 어렵다. 영화의 상징의 의미를 어느 수준까지 파고들어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창작자의 의도와 평론가의 해석이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일까? 아니,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 감상한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될까? '개구리 비'는 성경에나 나올 법한 이벤트라 레퍼런스를 종교로 가져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또 재미있다. 세기말 미국 LA에서 신이 기적을 행하시니... 이런 거잖아. 하지만 여기서 멈춰야겠다. 더 이상 아는 게 없어서 풀어낼 게 없다. 아하하 ^^;


대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대사를 언급하려 한다. 이 영화를 본 이들 다수가 꼽는 명대사는 "우리는 과거를 잊지만 과거는 우리를 잊지 않는다." 이 부분이다. 하지만 난 그 뒤에 나온 어떤 대사가 더 기억에 남는다. 마치 저 대사를 한 번에 캐치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할 나 같은 사람을 위해 감독은 아주 친절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남긴다. 바로 이 대사다.

아빤 나한테 잘해줘야 해요.

부모 여러분, 아니 어른 여러분. 아이들에게 잘합시다.


주요 배역 중 톰 크루즈를 제외하고 다수가 전작 [부기나이트]를 같이 한 사람들이다. 다들 연기 잘 하시니까, 여기선 톰 크루즈 이야기만 할까 한다. 지금이야 액션스타로만 살아가지만 90년대~2000년대 초까지 톰 크루즈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 다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 영화에선 '연기 잘 하는' 버전을 만날 수 있다. 남자들 모아놓고 강의할 때 그 몸짓 손짓은 '바른생활 사나이'가 할 만한 게 아니었다. 대체 캐릭터 연구를 어떻게 한 것인가 ㅎㅎㅎ 배우들에게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얼굴을 끄집어내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라면, PTA는 2편 연속으로 대단한 일을 해냈다. 아무튼 '내가 생각하지 못한 톰 크루즈'를 만나는 데 가장 좋은 영화다.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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