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해

by 겨울달

일단, 다음영화 매거진용으로 쓴 감상부터...


영화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면, [나를 기억해]는 잡티도 흉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한 거울이다. 영화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 음란물 제작과 유통 등 오랜 시간 한국사회를 좀먹은 문제를 과감하게 다룬다. 영화가 끝날 때쯤엔 불쾌함 때문에 속이 메슥거릴 정도였다. 진실은 그만큼 불편한 법이라, 제대로 알려면 어느 정도의 고통은 각오해야 한다는 건 잘 알겠다. 그래서 영화의 짜임새가 더욱 아쉽다. 사건을 노골적으로 그리진 않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생생히, 아주 오랫동안 느껴진다. 반면 ‘스릴러’ 영화의 재미는 떨어지는데, 사건의 단서는 엉성하고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롭지 않다. 반전은 놀랍기보단 허무해서 이어지는 현실적 결말이 더욱 불쾌하게 느껴진다. 차라리 ‘말도 안 돼!’라 외쳐도 좋으니 무엇 하나만이라도 속 시원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까지 할 만큼.


... 되게 잘 써줬구나. 화를 억누르고 쓴 게 너무 잘 보인다.


일단 너무 재미가 없었다. 스릴러는 맞는데 좀 더 세부적인 장르 안에서 포지셔닝이 어설픈 게 티가 난다.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라기엔 미스터리가 매력적이지 않고(센 것과 매력적인 것은 다르다), 사건의 해결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오래 전 사건 때문에 고통스러운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를 설명하는 방식은 크게 고민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면서 질감은 묘하게 현실적이고, 결말은 허무하고 기분나쁘고.


이러니 Jumping the shark하길 바라지.


이유영에 대한 호평이 많은데, 연기는 정말 잘 했지만 그 정도 호평을 들을 만큼인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김희원은 인정. 이유영의 불안함과 공포보다 김희원의 죄책감에 더 공감했다면, 내가 문제인 걸까.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8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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