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한

by 겨울달
너무 많이 봐서 식상한 한국형 범죄 영화. 형사와 범죄자는 결말이 뻔히 보이는 두뇌 싸움을 벌이고, 반전은 ‘제발 그것만은 아니어라’ 했을 만큼 예상 가능하다. 캐릭터는 전형적이었으며 여성 캐릭터는 비중이 크지 않고 참신하게 활용되지 않는다. 공들인 로케이션 촬영과 미술, 의상, 분장 등 비주얼은 훌륭하지만 영화의 삐걱거림을 모두 감추진 못한다. ‘15세 관람가’라기에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군데군데 튀어나오기도 한다. [독전]에서 남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캐릭터의 전사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조진웅은 ‘원호’의 말과 행동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류준열의 ‘락’의 미스터리함을 갈무리한 류준열의 표정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제대로 미친놈처럼 보인 김주혁의 ‘진하림’은 압도적이다. 김주혁의 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에 다시금 슬퍼졌다.


감상에 조금만 더 보태자면


차승원 캐릭터는 차승원다웠다. 캐릭터랑 배우가 같다는 데 아니라, 이젠 뭘 연기해도 '캐릭터를 연기하는 차승원' 같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시티홀] 이후로 차승원은 언제나 차승원이었다. 배우는 몰입해서 연기하는데 관객은 몰입해서 못 보는 상황.


박해준은 캐릭터가 정말 악랄한데, 미안하지만 배우에게 악랄한 게 잘 안 어울리는 것 같다.


[독전] 마케팅 전면에 김성령을 내세운 건 순 사기극이다. 이럴 거면 김성령을 왜 캐스팅했는지 알고 싶은 정도. 차라리 특별 출연이라고 하지 그랬냐. 그 외에 나오는 여캐들은 괜찮지만 비중이 적거나, 비중은 많은데 그저 그렇거나 했다. 농인 남매로 나오는 이주영 배우 정도가 괜찮아 보였다.


원호의 경찰 동료들은 완전히 평면적이고 도구적이진 않았다. 초점이 거기가 아니라서 그냥 대충 짤 수 있는 캐릭터들이지만 최소한 외모가 아니라 대사와 행동으로 구분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부분의 디테일을 챙긴 건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단점, 뻔하고 흔하다는 건 숨기기 힘들다. MSG 잘 쳐서 밍밍함을 교묘하게 가렸지만 이미 모두 다 아는 이야기를 포장만 그럴듯하게 바꿔서 하는 게 전부다. 누군가 제발, 제에발 이런 상황을 타개할 반짝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길.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8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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