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주 영화&드라마 감상 기록
(최초 작성: 2019.1.6)
역시 나의 사랑 디즈니.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전체관람가 수준으로 굉장히 잘 표현했다. 항상 붙어있고 모든 걸 함께 하는 것만이 친구는 아니라고. 진정한 친구는 서로의 꿈을 응원해 준다고. 나도 랄프처럼 절박한 적은 없었나 반성하게 된다.
그와 별개로 깔깔 모멘트는 굉장히 많았다. 푸르고 세련된 공간으로 인터넷을 그린 것부터(인터넷은 그렇지 않아!) 인터넷의 특성을 “이건 대박!”부터 “에이 ㅋㅋㅋㅋ”라는 반응이 나올 만큼 여러 지점에서 웃음 포인트를 찾아 묘사한 솜씨가 뛰어나다. 사용자들을 마인크래프트에서 따온 듯한 캐릭터로 표현하고 웹사이트에서 웹사이트로 넘어가는 걸 고속의 운송수단으로 그린 것, 짜증 나는 팝업을 길거리 광고판으로, 서치 엔진을 비꼬는 혼잣말 잘하는 아저씨로 그린 것(&앨런 터딕이 성우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아기와 고양이와 이상하고 괴상한 영상에 열광하는 모습도 얌전하게 그렸지만 미친 건 그대로였다.
공주님들과 섕크(갤 가돗)의 비중이 예상한 것보다 많아서 좋았다. 공주님들이 설문조사 게임에 나오는 걸 “일”로 그린 것, 드레스 대신 평상복 입힌 건 그나마 얌전한 자기 풍자였다. 디즈니 공주 애니메이션의 클리셰를 그대로 가져와서 “너도 공주!”라는 장면은 너무 웃겼… 그와는 다르게 게임 속 NPC에 불과한 섕크와 그 조직을 호감 갈 만한 성격을 부여한 것도 인상적이다. 갤 가돗이라 그런지 몰라도 뭘 해도 원더우먼처럼 멋지다. 하지만 역시 이번 영화의 포인트는 바넬로피.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귀엽고 멋지고… 이렇게 공주님 한 분이 내 마음에 또 들어왔다.
스토리가 되게 별로. 이시영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스토리를 죽였다. 폭주기관차 같은 전개의 끝이 허무한데, 그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언급하지 않는다. 인애가 동생을 구하기 위해 가는 길이 어떤 불구덩이인지 모르고 그냥 액션! 만 외치면서 정작 이야기가 나아갈 수 있는 힘은 꺾어버린다. 영화가 달려가는 도중에 촬영 조명도 같이 죽인 것 같은데 일부러 그런 건지 정말 돈이 없어서 그런 건지는 미스터리. 이시영이 아무리 잘해도 조연 캐릭터가 죄다 별로면 열연의 의미가 별로 없다는 것도 깨달았음. 나쁜 놈 몇몇은 지나가듯 걸러내고 그 파워를 이준혁에 더했으면 싶기도 했다. 성폭력 묘사 장면은 심의 기준으로 수위는 안 세 보여도 표현 방식은 충격적이고, 트리거가 걱정될 만큼 세게 다가왔다. 저걸 찍었던 박세완 멘탈이 걱정됐다. 저렴하게 찍어도 무엇은 비급, 무엇은 에이급이 되는가는 같은 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차이다. 기계적 심의 기준은 충족했을지 몰라도 성폭력 묘사 스타일과 방식에서 피해자 여성을 배려한다는 느낌 전혀 없었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마지막 영화였다. 빅토르 최가 나오지만 전기영화는 아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스타일도 절대 아니다. 상업적 음악 영화가 아니란 의미다. 레닌그라드 언더그라운드 록 씬의 태동과 그 시기 음악에 청춘을 바친 이들에 대한 헌정이다. 자유롭지 않았던 시대에서 자유로운 음악을 하길 꿈꾼 아티스트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음악영화이자 뮤지컬 영화이며. 스타일에 죽고 사는 작품이다. 음악도 연기도 다 좋은데, 기대한 바와 달라서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역시 존잼이다. 자세한 내용은 에그테일에 쓴 감상으로 대신함. 이번 시즌에 너무 많이 죽어서 슬프고 알프레드 왕 때문에 더 슬프고 우트레드가 베번버그에는 대체 언제 갈지 궁금해지고 그렇다.
http://eggtail.net/netflix2019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