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2주 영화감상 기록
(최초 작성: 2019.1.12)
상업 영화는 어디에선가 어떤 틀에 찍어낸 조형물을 어떻게 다듬고, 어떤 색깔을 칠하고, 어떤 전략으로 전시하는지에 따라 GOOD과 BAD가 나뉘는 것 같다. 나는 그중 하나가 만드는 사람의 ‘선함’과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다 비슷비슷한 상업영화라도 영화는 결국 만드는 이의 사고와 가치관이 투영된다. 주제에 대한 마음과 이야기에 대한 애정도 마찬가지다. 그 마음이 진하게 배어나는 영화는 노림수가 빤히 보여도 감동할 수밖에 없다.
<말모이>는 그런 작품이다. 상업영화에서 많이 보던 주제, 플롯 구성,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가 영화를 채우고 있다. 1940년대 조선어학회 사건이 소재이지만 역사적 사건에 대한 지식 여부와 상관없이 어떻게 끝날 것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상업영화의 미덕이자, 한계일 것이다.
<말모이>가 특별한 것은 굳이 뻔한 걸 묘기 대행진으로 숨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투박하게 눈물 포인트도 웃음 포인트도 솔직하게 찾아간다. 오히려 포인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각본도 연출도 배우들의 연기도 혼신의 힘을 다한다. 재미있는 건 영화 앞과 뒤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판수와 정환이 초반과 후반에 비슷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행동을 하는 걸 보며 그들의 여정을 함께 한 관객은 당연히 울컥한다. 그래서 “울어!”라고 외치는 장면도 이미 그들의 뜻이 하나가 되는 과정을 목격한 이상 당연히 울 수밖에 없다.
유해진과 윤계상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꼬마 아이는 신스틸러였다. 개인적으로 김선영 배우의 연기가 정말 좋고, 이정은 배우의 등장이 반가웠다.
<택시운전사> 각본을 쓴 엄유나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영화를 보기 전 <택시운전사> 천만을 견인한 요소는 배우일까, 감독일까, 각본일까 궁금했는데, 음… 일단 배우랑 각본을 맞는 것 같다. <말모이>는 <택시운전사>에서 거만함과 잘난 척을 뺀, 더 담백하고 감동적인 영화다.
이런 영화는 엄마와 같이 극장에서 봐야 하는데. <국가부도의 날>, <스윙키즈>, 이 영화까지 놓치게 됐다. 다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