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3주 영화감상 기록
(최초 작성: 2019.1.20)
엑스칼리버가 다시 나타나고, '아서왕의 전설'이 다시 실현된다면? 그런데 그 주인공이 고작 12살 소년이라면? <왕이 될 아이>는 영화와 드라마로 수없이 만들어진 아서왕 전설을 현대 영국을 배경으로 환상적인 모험담이자 성장 스토리로 재해석했다. 스르릉! 돌에서 엑스칼리버를 뽑아 들고 마법의 세계로 떠난다!
평범한 소년 알렉스는 어느 날 아서왕의 검 엑스칼리버를 발견하고 마녀 모가나를 물리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세상이 모가나와 악의 세력의 노예가 되기 전 그들의 음모를 저지해야 한다. 물론 모험은 언제나 뜻한 대로 이뤄지지 않고, 애매모호한 전설을 잘못 해석해 몸고생도 마음고생도 한다. 하지만 평소의 알렉스라면 하지 않았을 모험은 소년에게 마음이 몇 뼘은 자라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알렉스의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소심함, 탐욕, 두려움을 극복한 아이들은 알렉스처럼 멋진 기사이자 리더가 된다. 이미 다 알 것 같은 이야기이지만, 모험을 마무리하고 성숙해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언제나 감동한다.
영화는 검과 마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재미를 준다. 재치 있는 대중문화 레퍼런스와 재미있는 요소를 정말 '그럴듯하게' 집어넣은 부분은 감탄을 자아낸다. 마법 지팡이 없이도 마법을 쓸 수 있다면? 스톤헨지가 사실 영국 전역을 잇는 텔레포트 통로라면? 멀린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포션이 치킨 너겟과 체리에이드라면? 생각해보면 말이 안 되면서도 그럴듯한 상상력이 세계관을 채운다. 나이 들수록 외모가 어려지는 멀린과 공사장 경고 표지판이 가장 단단한 방패가 되는 것도 코미디 포인트다.
<왕이 될 아이>는 <어택 더 블록> 조 코니쉬 감독이 2011년 이후 처음 감독한 영화다. 영국 유명 코미디언인데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진 잘 몰랐고(...), <앤트맨> 각본을 에드가 라이트와 함께 작업했다고 한다(물론 에드가 라이트가 프로젝트를 떠나서 좀 그러하다). 이 영화는 감독의 재기 발랄한 해석과 연출이 돋보인다. 전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어린이들의 모험담을 최대한 그 나이 때에 맞게 해석하려 했다. 영화가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유치함이 작품의 매력이기도 하다.
더빙판 개봉한 곳이 잘 안 보이는 게 아쉽다 (작업을 안 한 것 같다). 이건 오히려 더빙판으로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것 같은데. 벌써부터 멀린의 마법 동작(!)을 따라 하는 애들도 있다고 한다. 관절을 너무 잘 꺾더라고. 늙은 관객은 못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