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5주 영화 감상 기록
상큼, 귀염, 뽀짝
아빠를 찾는 소년 보희와 친구 녹양의 모험담이자 성장담. 소년, 소녀라면 떠오르는 고정된 캐릭터에서 탈피해, 섬세한 영혼 보희와 씩씩하고 적극적인 녹양을 그렸다. 보희가 아빠를 찾는 과정이나 결과가 중요하진 않다. 그 과정에서 보희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 그리고 한없이 씩씩해 보이는 녹양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한 단계 성숙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희’ 안지호, ‘녹양’ 김주아 배우의 절친 케미는 정말 인상적이다. 촬영, 영화제 공개, 정식 개봉까지 시간이 걸렸는데, 그 사이 안지호 배우가 정말 훌쩍 자라서 놀랄 정도였다. 신동미, 서현우 배우 등 성인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무엇보다도 싱그럽고 풋풋한 둘의 이야기에 마음을 위로받는 느낌이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4869
귀여운 할머니 No! 역사를 만든 사람 Yes!
누벨바그 거장 아녜스 바르다의 마지막 영화. 자신의 삶과 작품 세계를 직접 정리하는 마지막 작별인사 같은 다큐멘터리다. 누구의 평가 없이, 자신이 쌓아 올린 모든 이야기를 직접 마무리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런 기회를 직접 만든 감독님은 자신이 곧 세상을 떠날 걸 알고 있었던 것일까 싶고.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디지털카메라를 발견한 시점이다. 누구는 이 시대에 필름을 계속 지켜야 한다며 나서는데 막상 오랜 시간 동안 작품을 한 노장 감독은 스스로 캠코더를 들고 일상으로 들어가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여러 모로 비교가 된다(물론 스타일 차이가 있긴 하다). 아무튼 이제야 그의 삶을 접한 것이 아쉬울 만큼 작품이나 인물에 흥미가 생겼다. 곧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도 봐야겠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8456
(넌버벌로. 웃음 감동 다 있는 스토리)
뉴스로만 접했던(이들이 활동하던 시기에 개그콘서트는 보지 않았다.) 옹알스의 삶을 밀착 취재한 다큐멘터리. 소재가 특별한 만큼 만듦새가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많은 이야길 하지만 뚜렷하게 보이는 중심이 없고, 감독이 관찰자와 참여자 그 사이에 어정쩡하게 있는 것도 그렇다. 나는 옹알스만큼 차인표라는 인물도 매우 흥미롭다. 그가 카메라를 든 것이 영화에 관심을 가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과 차인표의 삶이 연결되며 양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탐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실제 미국인 멤버를 영입하려는 시도는 차인표가 아니면 시작도 못했을지도 모르니까.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방식이 있는데 스스로 한계를 두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가 되어버린 게 아쉽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