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도

'25 4월 신작 중국 드라마 짧은 감상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5.04.18)


무우도

고장 판타지 로맨스 | 임가륜, 송조아, 선언, 범수기 등 | 36부작 | 아이치이

명문가 아가씨 단반하는 이상한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걸 병으로 생각해 왔다. 사촌 오라버니의 혼인을 축하하러 온 곳에서, 오라버니의 새 부인, 만랑이 이상한 존재임을 눈치챈다. 그리고 광평성에서부터 그 '존재'를 잡으러 온 요괴 사냥꾼, 구선야를 만난다. 반하의 도움을 받아 선야는 만랑, 즉 인면조요괴를 없애는 데 성공한다. 반하가 요괴의 존재와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인 그때, 반하의 아버지가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사건 자체에 이상한 점이 많은 걸 알아차린 반야는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버지의 "실종"에 요괴가 관련되었다고 믿는 반하는 선야를 찾아 광평성으로 오고, 그의 옆집에 머물면서 선야에게 아버지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이웃이 된 두 사람은 광평성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을 함께 조사하면서 가까워진다. 그러면서 반하는 오래전 이상한 공간에 납치되고, 한 소년이 그를 구해준 일을 자꾸만 떠올린다. 혹시, 그 소년이 선야가 아닐까?


요괴 사냥꾼과 요괴를 보는 능력을 지닌 소녀가 요괴와 관련된 사건을 함께 해결하며 과거와 현재의 비밀을 밝혀가는 고장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금의지하>, <주생여고> 등으로 한국의 중드 팬들에게 사랑받는 임가륜과 <교가적아녀>로 중국에서 주목받았던 송조아가 각각 척요사 '구선야'와 명문가 출신 아가씨 '단반하'를 연기한다. 선협 로맨스 클래식이 된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임옥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22년 촬영 마무리 후 2023년 공개 예정이었지만 방영 허가까지 받은 상황에서 송조아의 탈세 혐의가 드러나며 방영이 무기한 연기되었다. 제작 초기부터 기대했던 많은 팬들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행히 송조아의 작품을 방영할 수 있게 되었고, <무우도>는 4월 13일 별다른 홍보 없이 방영을 시작했다. 그래도 내용이 재미있고 프로덕션 퀄리티가 준수해서 조금씩 반응이 오는 듯하다.


사실 요즘 고장극 가뭄 상태라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이튿날부터 챙겨보기 시작했는데, 이거 생각한 것보다 더 재미있다...? 처음엔 "때깔이 좋아서" 한편 두 편 봤는데 가면 갈수록 이 드라마 특유의 분위기와 정서가 더 마음에 들었다. 요괴가 등장하고 이들을 잡는 인간이 있지만 그렇게 잔인하진 않다. 상처와 슬픔을 안고 살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데,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을 보는 느낌이다. 주인공들과 주변 캐릭터들은 매 챕터마다 요괴가 연루된 사건들을 조사하고 해결하는데 이 모든 건 한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반하의 아버지의 실종과 어머니의 행방불명(죽음이 아니라 행방불명이다!), 그리고 반하가 겪었던 미스터리한 일과 그를 구한 소년의 정체가 이 드라마의 메인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우도> 최고의 매력은 역시 선야&반하 커플이다. 요독에 걸려 좀비가 된 가족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 후 스스로를 가둔 채 살았던 선야와, 요괴를 보는 능력을 있지만 요괴도 자신도 믿지 못하고 숨죽여 살았던 반하가 서서히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처음엔 반하가 아버지를 찾기 위해 선야에게 끈질기게 달라붙은 것 같지만, 이젠 선야와 반하 모두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다. 선야는 반하를 위해서 아버지가 절대 가지 말라고 한 광평성의 지하성에 발을 들이려 하고, 반하는 선야가 자신의 수명을 깎아가며 자신을 지키는 것을 알고 미안함에 눈물을 뚝뚝 흘린다. 손도 잡고요, 저녁 식사 데이트도 하고요, 업어주기도 하고요, 같이 술도 마셔준다고 하고요. 옆집에 살지만 사실상 모든 생활을 공유하고 있는 두 사람, 이건 뭐 사귀는 것보다 더하잖아. 이 둘의 간질간질, 몽글몽글 연애(라고 하자 제발)도 드라마 진행의 동력 중 하나다. 사건과 로맨스의 비중을 따지면 7:3, 8:2? 하지만 그 작은 순간들이 마음을 건드린다.


고장극을 이렇게 열심히 챙겨 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본 신작&구작 일부까지 다 해서 이렇게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준 중국 드라마는 정말 흔치 않다. 그리고 이 퀄리티와 재미를 구축한 7할은 연출이다. 촬영, 미술, 의상, 분장, 무술 등 다양한 요소의 수준이 일정하게 잘 나오는 건 연출의 꼼꼼함 덕분이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배우들의 원음 연기! 출연진 대부분의 목소리는 원음이고, 후시녹음도 현장 녹음의 질감을 살려서 화면과 음성 사이의 이질감이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는 임가륜의 원음이 정말 반갑다. 임가륜의 작품을 많이 보진 않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원음 더빙은 정말 흔치 않았는데, <무우도>의 '구선야'를 보며 배우 본인의 음성이 주는 효과는 다르다는 걸 또 느꼈다. 요괴를 잡는다는 것 말고는 평범 그 자체인 구선야를 찰떡같이 연기하는데, 표정 연기, 몸 연기, 액션 모두 과장되지 않은 데다가 본인의 목소리로 캐릭터의 해석과 표현을 완성한다. 목소리가 고장극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 많은데 <무우도>에선 나쁘지 않고, 보완이 필요하다면 발성이든 발음이든 배우 본인이 더 갈고닦아야 하는 거다. 암튼 앞으로 원음 연기를 더 자주 하면 좋겠다. <무우도> 덕분에 <봉황태상>에 거는 기대가 더 높아졌다 ㅠ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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