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생삼세 십리도화, 곡주부인, 유리미인살

중국드라마 구작 간단한 감상

by 겨울달

(최초작성 2025.04.22)


중드 선협 클래식을 이제서야 하나둘 보고 있다. 옛날 건 회차가 많아서 따라잡기 힘들다. 그래서 10초 넘기기와 에피소드 시놉시스 보고 뛰어넘기 등등을 하고 있다. 집중해서 보는 게 아니라서 거창한 감상은 쓰기 힘들다. 그냥 보고 있다는 신고 정도로만 봐주세요.



삼생삼세십리도화

네, 이걸 이제서야 봤습니다 ㅎㅎㅎㅎ 중국에서 방송된 게 2017년 1월이니 나는 최초 방영 후 8년만에 본 셈이다.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손은 잘 안 갔다. 아무래도 시간도 많이 흘렀고 그 사이에 선협드 의상과 배경이 매우매우 화려해졌기 때문에 이때의 소박함이 눈에 잘 안 들어오기도 한다. 그래도 당시에 초대박 히트를 친 이유가 있었다. 양미 정말 너무너무너무 미인이고 백천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 조우정은 처음엔 '흐음...' 이랬다가 끝에 가서는 "야화 ㅠㅠㅠㅠ"라고 외치게 될 정도로 매력적이더라. 주인공들이 성우 더빙인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고…


평생 의무에 붙잡혀 사랑따윈 모를 것 같던 야화가 인간 소소를 사랑하고, 소소를 잃고, 소소를 그리워하다가 백천에게서 소소를 발견한 순간 사랑꾼으로 횅 돌아버린 부분이 정말 '하오츠하오츠'였다. 사랑에 미친 젊은 신선이 여우보다 더 여우짓하면서 진짜 여우를 꼬시는 걸 보니 밀고 당기는 거 없는 그저 "다 퍼주는" 사랑만 해왔던 백천이 안 넘어갈 수가 없다. 질투도 하고 짜증도 내고 애교도 부리고 온갖 희생도 다 하는 야화의 사랑은 그저 눈물겹다.


짜증 나는 부분은 있었다. 신계에도 위계가 있는 거 그렇다고 해도 여기서까지 정비와 측비 어쩌고 하면서 여자들의 갈등이 있는 건 한숨 나오더라. 이 드라마의 빌런들도 모든 남자들의 사랑을 받는 백천을 질투하고 시기하고 자신의 자리를 잃을까 불안했던 여자들이다. 궁중에서도, 가택에서도, 심지어 선계에서도 이 꼴을 봐야 하는 것인가. 이런 건 2025년엔 안 봤으면 좋겠다.




곡주부인

양미가 주연을 맡은 또 다른 고장극. <삼생삼세 십리도화> 때문에 본 건 아니고, 얼마 전 촬영을 끝낸 드라마 <몽화정>이 이 드라마의 프리퀄이라고 해서 언젠가는 봐야지 했었다. 교주(인어의 눈물이 변한 진주)를 채취하는 마을에서 혼자 살아남은 아이 해시가 황제의 최측근 방감명의 제자가 되면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이야기다. 양미와 진위정이 사제 간 로맨스를 진하게 말아주지만, 당시에 메인보다 서브 커플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드라마를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저 성질머리 더러운 황제와 죽은 황후와 외모가 똑같은 타국의 공주(황후의 배다른 동생)가 미워하다가 결국 정이 들고 부부가 되고 가정을 이루는 스토리 언제 안 재미있냐고. 서브커플 비중이 커도 아무 불만 없는 몇 안 되는 케이스일지도. 근데 메인도 그만큼 재미있었다. 난 사제 스토리도 좋더라. 당돌한 제자가 사부님을 열심히 꼬시고 사부님의 마음의 벽이 무너지고 둘이 힘들게 이어지는… 그런 맛이 있거든 ㅋㅋ


현대극은 잘 안 보기 때문에 이 드라마로 양미 본인의 목소리를 알게 되었다. 굉장히 특이하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목소리가 날카로운데 피치는 높지 않고, 목소리에 감정이 잘 실리지 않는? 그런 타입인 듯하다. 해시가 초반엔 남장 여인인데(여인이라지만 사실 애다 애) 천방지축 스타일이 음성에선 잘 살지 않았다. 오히려 남장을 버리고 황제의 후궁 자리에 오르자 그때부터 외모도 목소리도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난 성우보다 배우의 목소리가 좋다. 진위정은 성우였고, 서개빙(제욱)과 진소운(제란)은 배우 목소리였다.


그나저나 <몽화정> 정보를 다시 살펴보니 진철원이 제욱이 아니라는 거. 진철원의 캐릭터는 <곡주부인> 후반부 반역을 일으킨 장군 탕건자였다. 그럼 <몽화정>은 남주가 여주 때문에 반란을 일으켰는데 여주는 섭남이랑 같이 죽는 거잖아. 새드엔딩 확정인 이 드라마, 내가 볼 수 있을까? ㅠㅠ



유리미인살


시도는 여러 번 했지만 그때마다 "너무 길어서" 중간에 튕겨나간 <유리미인살>. 이번엔 류학의와 <선태유수> 작감 파워로 진도를 꽤 많이 뺐다. 태어나면서부터 육감을 느끼지 못해 색도, 맛도, 인간의 감정도 모르는 선기와 그를 사랑하게 된 사봉의 이야기. 사봉이 전체 회차의 80%에서 구르고 피토하기 때문에 "아이고 또?"라는 반응이 저절로 나온다. 사봉의 각혈이 심해질수록 "선기야 제발!"을 외치게 되는데, 육감이 없어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봉의 행동을 '학습한 대로' 우정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눈치 ㅈㄴ 없음"에 답답함이 극에 달하기 때문일 거다. 그래도 선기의 육감은 드라마 중반에 회복되고 두 사람은 진짜 사랑 다운 사랑, 연애다운 연애를 하게 되지만, 그 이후로 선기의 '전생'과 이들의 정겁이 위기를 가져온다.


성의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이 없고, 원빙연은 <축경호>를 보긴 했지만 딱히 감흥 없음. 그러니 <유리미인살>을 시작한 건 류학의의 배우 인생 끝까지 따라다닐 그 캐릭터, '호진 쓰숑'을 보려 한 게 크다. 그리고 호진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저놈 왜 저래... 볼 때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더라 (본체가 류학의라도 소용없음). 게다가 호진의 진짜 정체가 백린 제군인 게 밝혀지고 백린이 왜 이런 생쇼를 하는지까지 드러나면 뒷목을 잡게 된다. 이건 절대 용서 못 할 범죄지!! 몇 년 전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내가 사는 피부>도 생각났다. 그것도 볼 때마다 개소름이었는데.


암튼 구름과 피토의 대명사 쓰펑도 봤고, 시청자 뒷목 잡게 만든 호진 쓰숑도 보았다. 서브커플 이야기는 흥미가 없어서 많이 뛰어넘었다. 회차가 길고 사봉&선기가 붙었다 떨어졌다가 너무 많아서 나중엔 좀 지루해졌지만, 그런대로 볼만했다. 사봉도 좋긴 한데, 난 응연 제군이 더 좋다. <침향여설>도 보다 말다 한다. <연화루>도. 둘 다 감상 쓸 만큼 다 보면 간단하게 정리해야겠다. <부산해> 나오기 전에 한 편은 썼으면 좋겠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