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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달 Sep 22. 2016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Sully

우리 주위의 영웅


9월 28일에 개봉하는 [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 (이하 설리)]를 미리 보고 왔. 2009년 1월, 뉴욕 허드슨 강에 비상착수(!)한 비행기. 승무원과 조종사 포함 155명이 모두 생존한 기적. 그리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연출, 톰 행크스 주연. 이름값만으로도 일단 어떤 영화인지 검색이라도 한 번 해볼 만하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드는 데 어떤 지점에서 고민했는지에 대해서 공감이 갔. 사건이 일어난 건 고작 208초뿐입니다. 이 찰나의 순간을 어떻게 약 100분의 영화로 풀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는 사건도 그렇지만 주인공인 첼시 슐렌버거 기장 (이하 설리 기장)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다. 그 당시, 아주 짧은 그 상황에서 설리 기장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사건 이후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해 더 집중적으로 그리고 있다.


Sully / 이미지출처=Warner Bros.


그러다 보니 "비행기!" "추락!" 같은 단어가 나오면 기대되는 스펙터클한 액션이 없다. 155명의 조종사들에게는 생사가 갈린 엄청난 순간인지 몰라도, 화려한 화면과 롤러코스터 같은 스토리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어.....?" 정도의 리액션을 끌어낼 만한 수준. 하지만 자극으로 이끌어내는 싸구려 감동은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특히 관계자 모두가 살아있는 이 상황에서 영화를 만들 땐 누구 하나 나쁜 인간으로 만들어 상황을 극적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감독은 많은 요소를 덧대어 드라마틱하게 만들기보다는, 사실과 그 당시 인물의 감정을 정직하게 구현해낸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떤 지점에 감동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가도, 찬찬히 생각하면 그 감동이 더욱 커지는 영화가 나오게 됐다.


하지만 첫인상, 중요다. 마치 다큐와 영화의 중간 같은 느낌은 정직하다, 순수하다 느낄 수는 있지만 눈에 들어오진 않다. '평범'다. 그래서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한다. 명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런 영화를? 명배우 톰 행크스가 이런 영화를? 차라리 다큐가 낫지 않나? 이런 생각. 자극과 서스펜스에 익숙한 저 같은 관객(...)은 포인트를 못 잡고 헤매기 딱 좋은, 그런 느낌. '조금만 더 쪼아주지!' 뭐 이런 생각이 들긴 했는데... 이스트우드 감독의 접근법이 최선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지점에서 아쉬움이 남다.


마지막 장면에서 설리 기장이 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다. 그날의 일은 자신만이 한 것이 아니라, 부기장, 승무원, 승객들, 그리고 허드슨 강을 지나는 통근 페리, 경찰, 구조대원 등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적이라고. 이 영화는 결국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적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고, 위기의 순간에 힘을 발휘하는 슈퍼히어로라. 저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괴력의 슈퍼히어로가 단체로 등장하는 영화를 사랑하지만, 이번만큼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다.


p.s. 시사회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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