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딱 세줄씩만 써보자고 다짐했었다. 세줄 쓰려다 보니 세줄만 쓰는 건 아니다 싶었고, 한번 쓰기 시작하니 하고픈 말이 늘어났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쓰고 나니, 짧게나마 매일 글을 쓰는 데 자신감이 조금 붙었다. 그래서 매일 쓸 게 아니라, 앞으로는 글을 쓰고픈 강렬한 메시지가 있는 날에만 글을 써서 올리자고 생각을 바꿨다. 헬스장에 한번 들어가면 접근이 좀 더 쉽듯이, 한번 익숙해졌으니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마음도 가벼워졌다고 생각했다.
... 처음에는.
접근성이 쉬워졌다는 건 크나큰 착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헬스장에 며칠 연달아 갔다고 그게 익숙해지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었다. 습관이 만들어지려면 66일 걸린다는 얘기가 있던데, 매일 학교를 가던 어린 시절에도 방학만 되면 학교를 안 가는 것은 퍽 쉬웠다. 다시 가는 건 매번 어려웠지만.
오늘은 한편 올리겠다고 결심하고 나니, 새로운 글감을 찾으려는 것부터 덜그럭 거린다. 허허, 묘한 허탈감이 몰려왔다. 풀 스탑을 하면 재시동을 거는 건 어렵구나. 글을 쓰겠다는 생각 자체가 흐릿해진 채로 보낸 시간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