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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새 Winter Robin Oct 30. 2022

06. 결국은 기본이다

골린이의 정석?

골프 연습을 며칠만 해도 알게 되는 사실이 있다. 바로, 조금만 기본자세가 틀려도 작은 골프공이 전혀 말을 안 듣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 골프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인지는 몰라도, 희한하게 강사님께 배운 대로 스윙을 하면 적어도 맞고 제대로 앞으로 나가기라도 하는데 그립을 잘못 잡거나 팔의 각도를 잘못 잡아도 공은 영 다른 곳으로 날아간다. 


한 번은 30분을 넘게 열심히 공을 치면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날은 유독 공이 안 맞고 헛스윙만 잔뜩 했다. 마음이 답답했지만 이유는 모른 채, 열심히 강사님께 배운 대로 자세를 확인하며 쳤지만 공은 여전히 잘 맞지를 않았다. 의아하던 나는 멍하니 화면에 있는 설정을 눌러보았다. 그리고 평소에 25로 맞춰놓던 티 높이가 40으로 설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겨우 알아차렸다. 티 높이를 다시 25로 바꾸고 나니, 그제야 평소처럼 공이 맞기 시작했다. 안 맞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진행이 더딜 때는 기본(이 경우에는 설정)을 살펴봐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다. 이후로 처음 타석에 가자마자 티 높이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기본을 망각하는 또 다른 순간이 있었다. 바로 배운 폼은 생각 안 하고 성급하게 스크린에 뜨는 수치만 확인하는 것이다. 결국은 스윙을 하는 그 행위 자체에 빠져 본래 목적인 올바른 자세를 익히는 것은 저만치 잊어버린다. 공이 티로 올라오자마자 다급하게 스윙을 날리는 꼴이 가끔은 미식가가 아니라 많이 먹기 대회에 나온 파이터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끝으로, 기본 중의 기본은 바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골프를 치면서 알게 된 것은 심신, 즉 몸과 마음이 얼마나 긴밀하게 엮여있는지다. 마음이 흔들리면 자세가 흔들린다. 감정이 동요하면 자세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것들이 올바른 연습을 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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