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을 읽고 소감 몇 줄
구독하는 작가님들의 글이 책으로 출간된다는 소식은 늘 반갑지만 미국에 살다 보니 구하기 쉽지는 않다. 또 책을 주로 빌려보는 편이기도 하고 내가 구입한 책을 쉽게 정리하는 편이기도 하다. 나종호 작가님의 책은 내가 구입해서 보는 책에 속했다. 마음이 아파서 죽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한국에 있는 동생한테 부탁해서 구할 수 있었다. 출간하자마자 널리 소개도 되고 브런치에도 리뷰가 있고 나의 글은 책 리뷰가 아니다. 정신과 의사 앞에도 앉아 본 사람, 심리치료사 앞에도 앉아 본 사람의 느낌 몇 줄이다.
https://brunch.co.kr/@psych/131
이 책은 짧고 쉽다. 미국 서점에서 만난다면 심리나 마음 코너가 아닌 회고록 코너에서 만나는 내용에 가깝다. 저자는 자신이 만난 사람을 분석하거나 그런 아픔에서 우리가 벗어나서 마음의 건강을 되찾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집중시키지 않는다. 대신 아픈 사람을 만나서 무엇을 느꼈고, 무엇을 배웠는지, 마음이 아픈 일이 얼마나 흔하고 가까운 일인지 이야기한다. 책 제목에서 "사람 도서관"이라는 표현처럼 사람을 만난 후 쓴 독후감 같은 책이다. 그런데 책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은 독후감만 등장하지 않는다. 저자는 말이 낯설고 인종차별이 공기처럼 존재하는 미국 사회에서 의사로 성장하면서 자신의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쪽 의자에 앉은 사람도, 저쪽 의자에 앉은 사람도 아플 수 있는 이야기. 공감이라는 단어보다 더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아픈 사람들을 대상으로 쓴 책은 아니지만 저자가 자신이 진료실에서 만나는 사람보다 글로써 더 많은 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은 치유를 선물하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