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에 가지치기를 했을 때 이 레몬나무는 살아날 거라고 거의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사 왔을 때 이 나무에는 레몬 몇 개만 달려있고 잎마저 푸석하고 힘이 없었다. 심지어 몇 년 동안 따지 않아 까맣게 썩어서 마른 레몬도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지를 일단 쳤지만 가지를 친 다른 나무들이 다 살아나는 두 달 동안 이 나무는 나무에서 목재로 가까워진 것 같았다. 일주일 전 마당일기를 쓸 때도 이 나무는 생명의 단서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어제 곰팡이 약을 치는데 이 나무에 조그마한 싹 하나가 보였다.
바싹 마른나무에 난 여린 새싹. 생명의 증거.
기쁘고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