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잃고서
가끔 궁금하다.
정신을 잃지도 않고 놓지도 않고 내가
어떻게 아직 살고 있는지.
어느 날은 아들 사진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우리 아들 참 예뻤지.
그래, 아들이 이 세상에 없는 줄 실감 못해서
그래서 사는구나.
어느 날은 생각한다.
아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몸서리치게 아름다웠고
그 추억만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 추억을 잡고 사는구나.
그런데 어떤 날은
추억이 너무 아름다웠으므로
빈자리가 더 아프고 허전하여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시간이 가는 건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