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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미 Jun 23. 2020

사람 마음


가지고 있을 땐 소중한 줄 모르다 잃어버리고 나면 그제 서야 소중함을 깨닫고 찾아 헤매는 모습이, 참 간사하다 생각이 들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지 말자는 이 대단한 문구를 매일 같이 마음속에 새기고 사는 것일 텐데도 다시금 익숙함에 속고 소중함을 잊어버리는 것을 반복하는 것을 보니, 사람 마음이란 게 참 알 수 없다 싶었다. 


사람이란 게, 결국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라, 결코 혼자 이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다. 그래서 어떤 이와 잠시 관계가 소홀해진다고 할지언정 그 소홀함을 유지한 채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 사람이란 존재이다. 그럼에도 만약 이 소홀함을 유지한 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어느 순간 그는 또 다른 이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살아갈 것이 분명하다.


시간이라는 것도, 그 시절에는 깨닫지 못한다. 내가 그 어떤 것을 해도 싱그러워 보이는지를. 그저 내가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쫓고 따라 하기에 급급할 뿐이다. 그리고선 자신이 늦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미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이 있음에도 더 조급해지고 하나씩 잔 실수를 하는 것이다. 동시에 실수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속상해하고 나아가 실수하지 않으려 두 손에 더욱 힘을 꽉 쥐고야 말겠지.


내가 덜 갖고 상대방이 더 갖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질투라는 싹이 움트고 이 싹은 금세 무성한 나무를 만들고야 만다. 훗날 내 속이 이렇게 밴댕이처럼 좁아터진 것을 발견하고서야 또 후회하겠지. 사람 마음이란 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참으로 간사하지 않은가.


여기 나도 있고, 거기 너도 있고, 저기 너도 있듯. 세상엔 이 마음 어디 둘 곳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이들이 이다지도 가득하다. 이 마음 조금이라도 덜어가며 살기 위해 제 나름의 방법대로 부단히 수양하는 것뿐이겠지.


사람 마음처럼, 이렇게도 알 수 없고 간사한 것이 세상천지 어디 있을까 싶다.

그러나 이 마음 살아있는 한 내내 품고 살아야 하는 것이 생의 숙명이므로.

나는 오늘도 이 마음과 함께 하루를 살아간다.

오늘 또 어딘가에 간사함을 품진 않았을까,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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