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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미 Feb 06. 2022

타인에게

他人을 넘어 挅人으로.


겨울의 끝자락인 2월의 어느 날, 문득 타인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나에게, 나는 당신에게’

‘우린 모두 서로에게 타인(他人)이다.’


쌍둥이로 태어난 형제자매도 생김새든 성격이든 반드시 다른 부분은 있다.

이처럼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서로가 서로에게 분명한 타인인 셈이다.


다르기 때문에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다르기 때문에 그 상처를 치유 받고 치유하고. 모든 것은 다름으로부터 시작되고 다름을 존중하고 헤아리는, 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너와 나에서 우리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이 다름을 무시하고 본인의 뜻에 반한다 하여 배척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다르다는 것 뿐, 그것이 틀렸다는 증거는 아닐 텐데.

그래서 나는 인생이란, 불행을 기반으로 한 여정 속 이따금 소소한 기쁨과 호탕한 즐거움으로 이루어진, 길고도 지루한 여행이라 생각한다. 불행을 기반으로 하는 이유는 타인(他人), 절대적 타인이 이유이며, 동시에 늘 불행하지만은 않을 것이라 믿는 이유는 그 속에 존재하는 타인, 나의 소중한 타인(挅人)들 때문이라.


타인(他人)과 타인(挅人)이 공존하는 이 세계에서
적어도 나만은 타인(挅人)인 사람이 되기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또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겨울의 끝자락인 2월의 어느 눈 오는 밤, 생각했다.

나는 나를 비롯하여 이 글을 읽는 수많은 타인들이 서로가 다르다고만 여기는 인생보다 서로를 헤아리며 살아가는 인생을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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