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감

두 번째 신화

by 사아



힐링캠프 두 달. 그린캠프 2주. 자대로 돌아가 3주간 대기해야 했어. 그동안 취사병 하래. 군악대 소대원들한테 피해된다고. 생활관도 격리됐지.
다시 힐링캠프 한 달 반. 끝은 가을쯤 왔어. 10월, 병역심사대로 끌려갔지.
“2주 후 최종 심사다. 혼자 사회로 나갈 수 없으니 직계 가족이 와야 한다.”
중위 견장을 단 인간이 말했어.
심사대엔 나 포함 네 명. 둘은 공익, 나랑 다른 한 명은 전시근로역 판정받았어.
부모가 하나둘 왔어. 울면서 자기 아들을 데려갔지. 나는 그 뒤로 30분 뒤에 나갔어. 누나를 태우고 온 태오 형 덕분에.


태오 형은 우리를 병원 앞에 내려줬어. 엄마를 보는 것도 거의 다섯 달 만이었지.
병실 문을 열었어. 엄마가 누워서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더라. 머리는 그새 좀 길었어. 얼굴 생기도 돌아왔고. 가까이 갔어. 엄마는 내가 병실에 들어온 것도 모르는 눈치였지.
“엄마, 나 왔어... 방금 전역했어.”
그제야 힘겹게 고개를 돌렸어. 소리 나는 쪽으로. 옆에서 누나가 그러더라. 수술 후유증으로 시야가 좁아졌다고. 정면밖에 못 본다고.
“엄마, 나 누구야?”
한참 뜯어보다 말했어. 오른쪽 편마비 때문에 왼쪽 입술만 겨우 움직이면서.
“태진이.”
태진이. 엄마 남동생, 막내 외삼촌.
뇌 손상으로 섬망이 왔대. 사람과 시간, 기억. 모든 게 자꾸 뒤섞인대.
옆에 있던 간병인이 웃었어. 엄마를 다그쳤지.
“아이구, 네 아들도 모르면 어떡해?”
엄마는 다시 나를 빤히 봤어. 느리게 말했지.
“…밥.”
“뭐라고?”
“밥… 먹었냐고… 밥해 줄까?”
병실을 나왔어. 청구서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