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한 환상이여

#6-1 달에 대한 단상

by 술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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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를 수 없는 존재,

그것은 채워지지 않는 갈망이 된다.

그게 대상이든, 장소이든.

나는 오늘도 그 사람을,

그 장소를, 그 경험을

갈망한다.


이는 좌절만을 안기는 슬픔이다.

갈망이란 부재를 필연으로 한다.

우린 이 빈 공간을 환상으로 채워 넣는다.


없음이 있음이 되는 상상 속에

나를 위치시키는 환상만이

멜랑꼴리한 공허함을 채운다.


무엇이 나를 환상의 나래로 초대하는가.

첫 번째는 너일 것이다.

두 번째도 너이지만,

세 번째는 너와 나의 우주다.

밤하늘에 보일 듯 말 듯

저 멀리서 내리쬐는 빛을 보노라면,

저 빛이 여행했을 몇 억 광년의 시야가 아른거린다.

너만큼이나 다다를 수 없는,

칠흑 속에 향긋함을 안고 있는

그 공간을 헤엄치는 짜릿함이야말로

환상적이다.


무한이 존재하는 그곳에서

나는 달이 참 애틋하다.


달은 참 꾸준히도 지구를 따라다닌다.

무한히 존재하는 그곳에서

하필 달은 지구를 쫓으면서 좇는다.

하지만 달은 지구에 다가가지 못한다.

지구도 달에게 다가오지 못한다.

서로가 다다를 수 없는 존재.

둘의 만남은 곧 충돌이자

모든 것의 소멸을 말할 뿐이니,

환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애틋하거나 혹은 애달프거나.

내가 달에 있는 걸까,

네가 달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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