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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둘의 사랑은 급속도로 깊어졌고, 귀가 시간이 늦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혜리의 집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혜리의 집안은 대대로 이어져 오는 사업가의 집안이다. 잘 정리된 규율 속에 무언가를 목표하면 꼭 지키는 아버지. 그런 그를 내조하는 어머니. 그리고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어릴 적부터 교육을 받는 남동생. 혜리는 보통의 삶을 살고 싶었지만 삶을 살아오는 내내 비교와 다름을 받아들이며 살아야 했다.
부잣집인 그녀의 곁엔 아첨꾼들이 넘쳐났으며 진정한 자신의 마음을 받아줄 수 있는 친구는 몇 없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만나려 했던 남자들은 아버지의 반대에 나가떨어졌다. 그녀는 외로웠다. 자기 집에서 그렇게 대단하게 치켜세우는 아빠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을 때, 구한 사람. 그런 지수에게 혜리는 사랑을 느꼈고, 결국 사랑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뒤에 오는 검은 먹구름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 혜리가 늦었다. 무거운 식사 자리. 아빠의 묵직한 문장이 그녀의 귀를 때린다. “어디서 뭐 했니.” 혜리는 곧바로 대답한다. “지수 오빠랑 만났어요.” 혜리는 목숨을 구한 영웅의 모습을 방패 삼아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아빠의 대답. “너희 둘이 만나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자 아빠는 숟가락을 내려놓고 일어났다.
식탁 위 국그릇에서 모락거리던 김이 사라지자, 식탁 전체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며칠간 오빠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혜리는 걱정되는 마음에 지수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다. 걱정되는 마음에 그가 일하는 수영장으로 찾아가는 혜리. 수영장 근처 커피숍에서 시간을 죽이며 그를 기다리며 지수가 물에서 아버지를 끌어내던 모습이 눈앞에 선명했다. 차가운 커피를 마시던 그녀의 눈시울이 점차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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