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3> 짜장면 신과 분노한 숲

아바타 3 결말, 진짜 데우스 엑스 마키나일까?

by 잭옵

짜장면이 당기는 오후였다.

그렇지만 탄수화물 칼로리는 무섭다.

며칠 전부터 시작한 다이어트를 포기하기엔
나의 의지는 아직 젊고 팔팔하다.

그렇다고 무얼 만들어 먹기도 귀찮았다.


‘아 맞다, 이번 달 긴축 재정이었지.’

연말이라 여기저기 나갈 곳이 많은 통장이 떠올랐다.

짜장면을 포기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셀프 신고를 해 온 셈이다.


머릿속 짜장면 그릇을
고개를 흔들어 털어내며 부엌으로 가던 중,


어디선가 떨어져 있던 광고지가 눈에 들어왔다.

“특별 할인 반값 짜장면! 절반 칼로리!
저칼로리 짜장면 출시 기념!!!!”


“오, 짜장면 신이시여.
이런 식으로 해결해 주시나이까?”

모든 문제는 해결되었고,
나는 즐거운 짜장면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나를 도와준 짜장면 신,
아바타 3 결말의 에이와.

짜장면의 면발과 에이와의 신경망이
서로서로 얽혀 버렸다.


이내 나는 집을 나와 발걸음을 재촉했다.


오늘도 폐관 극장의 문을 연다.


F열 10번 자리를 찾았다.


늘 하던 대로 시작했다.

“컷과 컷 사이를 설명해 주소서. 노트의 유령이시여”


검은 스크린 위에서 끈에 묶인 채로

유령이 내려왔다.


오늘 내가 할 일은 단순하다.


그가 중얼거리는 과몰입 노트를


최대한 알아볼 수 있는 인간어로 받아 적는 것.


집중하자.


"유령님,

이번 아바타 영화 결말을 보면

화난 자연이 나쁜 놈들을 한 번에 깔끔히 정리하던데.

그럼 그게 '데우스 엑스 마키나' 아닌가요?"



[퇴근 못한 알바 유령]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 스포일러 경고: 이 아래부터 영화 <아바타 3 불과 재>의 전개와 결말이 자세히 등장합니다.

[알바 유령의 과몰입 노트에서]

<아바타 3 불과 재> 후반부에 분노한 자연이

인간들과 망크완 부족들을 압도적으로 쓸어 버리기 때문에

전형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보이지만

좀 다르게 볼 수 있어.

이야기 흐름과 상관없이, 바깥에서 뚝 떨어진 신이

“자, 이제 내가 정리해 줄게” 하고 내려온 게 아니기 때문이야.


아바타는 자연과 문명의 충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자연은 제삼자가 아닌 전쟁의 당사자라는 거야.

자연은 사람처럼 의지를 가지고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멈춰서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여.

그렇지만 자연은 이야기의 배경이 아닌

이 세계에서 대립 구조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어.


자연은 늘 그러하듯, 겉보기엔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있다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그제야 크게 반응하지.

그게 자연이 움직이는 방식이고, 이 영화에서 Mother nature가 출전하는 방식이기도 해.

영화가 제시한 반응 조건은 키리, 스파이더, 툭의 단합된 요구였어.

그들의 요구가 겹치고 겹쳐 한 덩어리가 되었을 때

비로소 자연은 움직이기 시작했던 거야.

그러니까 '아무 상관없는 신이 갑자기 내려와 해결해 준 결말'이라기보다,

이야기 속에서 꾸준히 쌓여 온 신호에 자연이 응답한 것에 가깝지.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가 본다면

세 아이들은 자연밖에 따로 있는 존재들이 아니고

애초에 자연의 관계망 안에 놓여 있던 일부였어.

그러니까 외부에서 요구한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관계망 안 끝단에서 나온 신호였다고 봐야 해.

자기 내부망에서의 이상신호가 임계치에 이르러

자연은 그에 따른 자기 방어, 반응을 보인 것이지.


정리하면 영화의 결말은 신이 내려와 정리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인 자연이 자기 방식으로 전쟁에 참여한 결과.


결론)

영화 〈아바타 3 불과 재〉의 결말은 고전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판도라의 그물망 형태 자연이 누적된 갈등을 어떻게 주체로서 해소하는지를 보여준다.



[퇴근 못한 알바 유령]

“오늘 과몰입은 여기까지.


도르래에 의해 유령은

검은 스크린 위로

끌어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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