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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유 Jul 01. 2018

포스터 리디자인 2 <미라클 벨리에>

소리를 시각화하기(2018.06.30)

*내가 느낀 느낌을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 리디자인

요약

작업시간: 7시간

목표: 소리를 시각화해보기

작업의도: 청각장애를 가진 벨리에 가족은 바깥 세상과 차단되어 있으나 그 안에서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열심히 행해지고 있음을 아빠가 폴라의 목에 손을 갖다대 노래를 듣는 장면을 사용해 표현했다. 바깥 세상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폴라의 목소리를 시각화하여 표현했다. 영화 배경상, 전체적으로 목가적인 느낌을 주고 싶어서 사진은 필름 카메라 느낌으로 보정하고 배경은 따뜻한 연베이지를 사용했다. 내외부 세상을 구분하는 선의 당근색은 폴라의 헤드셋에서 따왔다.



영화 줄거리

프랑스 작은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벨리에 가족. 이제 곧 고등학생이 되는 폴라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청각 장애를 갖고 있다. 어느 날, 그녀는 합창단 선생님으로부터 음악적 재능을 인정 받아 파리의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녀가 떠난다는 말에 심하게 반발했고, 결국 파리에 가는 것을 포기한다. 고등학교 입학 오디션 전 날 합창단 공연에서 폴라는 솔로로서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는다. 그 날 밤, 아빠는 폴라에게 낮에 했던 노래가 어떤 노래였냐고 물으며 그녀의 목에 손을 갖다대어 손으로 노래를 듣는데, 그 장면이 퍽 인상적이었다. 결국 벨리에 가족은 급하게 파리로 차를 몰고 간다.  


오디션 장면 역시 감동적이었다. 심사위원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노래를 하겠다고 시골에서 올라온 폴라를 비웃었으나, 폴라는 목소리로 그들을 압도한다. 뒤에서 멀찍이 앉아 오디션을 지켜보는 가족들을 위해 수화를 하며 노래를 한다. 가사의 내용은 부모로부터 독립을 준비하는 아이가 자신이 단순히 가족을 떠나는 게 아니라, 날아오르는 것이라 설득하는 것이다. ‘날아올라요’라는 가사가 있는데, 손으로 새 모양을 만들며 가사를 읊는 장면이 아름다웠다.



포스터 디자인


1)key object: 음파

포스터를 구상할 때 ‘날아올라요’라는 가사를 담고 싶었다. 소리를 어떻게 시각화할까 생각하다가, 음파를 활용하기로 했다. 선을 활용한 포스터 레퍼런스를 찾았는데, 다음 두 장이 마음에 들었다.

 


‘날아올라요’ 부분을 녹음해서 Audio CC에 올려 음파 모양을 뽑고, 네 번의 스케치로 레퍼런스와 비슷한 단순한 선을 만들어냈다.  나는 노트북 내부 오디오만 따는 방법을 몰라서 1시간 정도 헤맸는데, 이 링크( Soundflower 사용하는 방법)대로 하면 금방 할 수 있다. *MAC OS 한정

음파를 단순화하는 과정



2)레이아웃

사진은 아빠가 폴라를 이해하기 위해 다가가는 장면을 활용했다. 사진이 들어간 포스터는 레이아웃이나 아트웍 등 다른 요소들보다, 사진 자체의 느낌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가족적인 느낌을 살리고 싶어서 첫 번째 레퍼런스 같은 흑백은 적절하지 않았고 사진이 많이 어두운 편이라 두 번째 레퍼런스의 느낌은 살리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컬러로 가되(+밝게 보정), 레이아웃을 조금 수정했다.  


사진 크기를 매우 작게 줄였다. 배경은 소리가 들리는 바깥 세상과 벨리에 가족이 느끼는 작은 세상의 대비를 표현하고 싶었다.


3)당근색 아웃라인

합창단 공연 장면에서 노래가 들리다가 갑자기 부모님을 비추면서 소리가 제거되는 장면이 있었다. 그 전까지 피상적으로만 생각했던 청각 장애를 직접 체험하게 만들어서, 벨리에 가족에 더 이입하게 만들었다. 충격적인 연출이었고, 포스터에서도 청각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외부와 차단되는 느낌을 살려보고 싶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레이아웃을 수정하면서 테두리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 단계에서 ‘보호막으로 둘러싸인 느낌…’이라는 메모가 있었는데 딱 그 느낌과 부합해서 마음에 들었다.

(한국 포스터에도 쓰인)눈에 띄는 스틸 컷으로, 폴라가 헤드셋을 착용하고 음악을 듣는 사진이 있다. 당근색은 그 헤드셋에서 뽑았고, 사진에 굵게 테두리를 쳐서 외부와 차단되는 느낌을 줬다.


4)타이포그래피

세리프/산세리프/스크립트/기타 중에 객관적인 느낌을 빼고 싶어서 세리프,산세리프는 제외했다. 기타는 너무 변수가 많아서 스크립트로 확정. 처음에 썼던 폰트는 Romantic Beach로, 굵어서 제목용 폰트로 적절했으며 통통 튀는 느낌이 성장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원래 썼던 Romantic Beach


그런데 옆에 있던 친구 왈, 전체적인 느낌과 어울리지 않는다 하여 음파 선과 비슷한 굵기에 손글씨에 좀 더 가까운 폰트 Sacramento를 최종안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날짜는 넣을까 뺄까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불투명도를 낮추는 것으로 타협하여 최종안 완성!





후기

만족한 점: 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걸 시도해본 점, 스크립트 폰트를 사용해본 점.

아쉬운 점: 기획 단계에서 힘을 너무 많이 빼서 정작 제작할 때는 힘을 못 쏟은 것 같다. 생각은 열심히 했는데 비주얼은 반도 못 따라간 느낌. 시간도 제한 없이 하니까 엄청 오래 걸렸다. 목표도 명확하지 않았던 게 아쉽다. 다음 작업은 시간을 정해두고 꼭 필요한 요소 몇 가지만 정해서 그것만 구현해보는 것을 목표로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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