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의 왜곡된 자아 표현하기(2018.06.22)
<피아니스트>후기를 쓰면서 끝에 짧게 붙인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다.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작업 과정)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포스터를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목적이 아닌, '내가 받은 느낌을 재현하는'목적으로 만들어보았다. 물론 욕심만큼 실력이 안 따라줘서 아쉬웠지만, 내 생각을 활자로 표현하는 것에만 익숙했는데... 좋은 도전이었던 것 같다.
피아니스트(교수) 에리카와 그를 동경하는 제자 월터의 왜곡된 사랑 이야기다. 에리카는 어른이 되었는데도 어머니로부터 과보호를 받고, 성적으로 갇혀있을 것을 강요받는다. 덕분에 그녀의 성욕은 이상한 방식으로 표출되어 타인의 섹스를 엿보거나 M 성향을 띤다.
에리카는 그런 자신의 M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월터에게 때려달라, 닥치라고 말해달라 등 자신에게 해를 가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전달한다. 월터는 편지를 받고 난 뒤 엄청 화를 내며 급기야 그녀를 폭행하고 강간하기까지 한다.
영화는 내내 에리카라는 인물의 상황, 감정, 선택 등을 조망하고 있어 포스터에는 그녀의 얼굴이 크게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잘못된 교육으로 인해 일그러진 그녀의 모습을 찢어진 종이로 표현하고 싶었다. 찢어진 부분을 뭘로 채울까 고민했는데, 처음에는 피아노 치는 월터의 손을 넣었다가 구겨진 종이 패턴으로 바꿨다. 그녀가 월터에게 쓴 편지 이후로 왜곡된 스스로의 모습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넣고나니 보기에도 후자가 더 좋았다.
무드보드 만들기(레퍼런스 탐색)-> 스틸 컷 선정-> 명대사 선정-> 스케치-> 강의 찾아보기-> 제작
처음에는 찢어진 종이 패턴 이미지를 찾아서 마스크를 씌웠다. 그러다 딱 원하는 느낌의 이미지가 안 나와서 강의를 찾아봤더니 브러쉬가 따로 있길래 사용. 그 이후로는 온전히 감각의 영역. 어떻게 해도 어색해서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느꼈다. 사진을 활용한 작업을 많이 봐야겠다.
1)무슨 내용을 넣을지 스케치 단계에서 명확하게 정해놓지 않았던 게 걸림돌이 됐다.
2)제목 PIANIST는 원래 필기체나 엄청 가느다란 폰트(ex.돌체비타 울트라 라이트)를 쓰려고 했는데, 전자는 갖고 있는 것 중에 예쁜 게 없었고, 후자는 가독성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둘 다 패스. 산세리프는 영화의 고급진 느낌을 살리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제외했고, 세리프 중에서도 딱딱한 느낌을 주는 것들은 제외했다. 정직하면서도 개성있는 폰트를 찾다가 택한 폰트가 Birch Std. 자간이 많이 좁아서 조금 늘리고 하이트를 줄였다.
3)날짜는 원래 세리프+세리프가 투머치 느낌이 나서 고딕을 썼는데, 친구가 날짜가 너무 강조된다는 피드백을 줘서 같은 폰트로 통일했다.
4)나머지는 수명조로 통일.
5)완전 백색은 포스터에서 따로 노는 느낌이 들어 opicity를 각각 70씩 줬다.(타이틀은 95)
원래는 흑백에 망사 패턴을 씌우려고 했는데 분위기가 더 죽는 것 같아서 컬러로 뒀더니 훨씬 나았다.
영화 <피아니스트>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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