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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유 Sep 07. 2017

공유 많이 되는 글 쓰는 방법

03TIL 조나 버거, <컨테이저스>

좋은 콘텐츠란 무엇일까?

전하는 메시지가 의미있는 콘텐츠?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콘텐츠?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콘텐츠? 제작자마다 목적이 다르겠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공유 많이 되는 콘텐츠'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지난 글에서는 책 <스틱!>을 통해 기억에 오래 남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책 <컨테이저스>에서는 그런 콘텐츠가 멀리 퍼지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저자는 구독자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주변인들에게 퍼뜨리는 여섯 가지 방법에 대해 말한다.



원칙 1: 소셜 화폐(Social currency)


난 폰, 노트북, 모니터...
전부 애플만 써.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려지는 화자의 이미지는 어떠한가? 나는 얼리어답터, 세련됨, 트렌디 등등의 단어가 떠오른다.


이처럼 우리는 제품을 스펙에만 가둬두지 않고 어떤 이미지와 연상시킨다. 이는 우리가 물건을 구매할 때도 적용된다. 제품은 물론, 제품이 가진 이미지도 함께 구매하는 것이다. 콘텐츠 또한 마찬가지다.


맥북과 와콤 타블렛. 얼리어답터인 척...


콘텐츠는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기에 꼭 필요한 도구다. 우리는 누군가 어떤 물건을 가지고 있는지로는 물론,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로도 판단한다. 돈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듯이, 이렇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를 소셜화폐라 칭한다.


어떤 콘텐츠를 공유한다는 것은, 그 콘텐츠가 던지는 메시지나 가치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내가 어떤 콘텐츠를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공유했을 때 그걸 본 내 친구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어떤 작가의 감성글을 공유했을 때, 운동권 학생의 정치적 발언을 공유했을 때, 자료를 불법으로 퍼다 나르는 페이지에서 영화를 공유했을 때. 모두 다 그려지는 이미지가 다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멍청하기보다는 똑똑하게, 찌질하기보다는 쿨하게, 뒤처져있기보다는 앞서나가는 사람처럼 보이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이 지향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




원칙 2: 계기(Triggers)


4:02에 시계를 보는데,
니가 생각났어.

내 필명은 402이다. 이는 내 자취방 호수로, 내 작업이 대부분 나의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필명을 사용하고나서부터는 길을 지나갈 때마다 402가 눈에 띄었다. 버스 번호, 아파트 호수, 도로명, 책 페이지... 나는 현실에서 보이는 402를 족족 찍어 내 SNS에 업로드하고 계속 언급했다. 그러다 어느 날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우연히 4시 2분에 시계를 봤는데, 네가 생각났다고.


지나 다니며 보일 때마다 찍은 402들

물론 4시 2분과 내가 만드는 콘텐츠는 연관성이 없지만, 오프라인에서 어떤 물체를 보고 나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내가 말하는 공유란 SNS에서 공유하기 버튼을 눌러 개인 공간에 게재를 하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친구들과 정보를 나누는 것 또한 포함한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 켈러페이그룹Keller Fay Group에 의하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입소문은 전체의 7퍼센트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페이스북 밖에선 내 작업에 대해 전혀 생각할 일이 없는 사람도,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까지 402라는 숫자만 보고도 나를 떠올리고, 이어서 내 작업을 떠올리게 된다는 건 공유를 높이는 데에 큰 기여를 한다.


트리거가 있는 장소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중요한 것은 우리의 콘텐츠를 떠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치킨을 얘기하면 자연스레 맥주 얘기가 나오는 것처럼, 계기(trigger)를 만들어 머릿속에 우리의 콘텐츠를 연상을 시키는 거다. 


우리 콘텐츠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주 떠오를수록 해당 콘텐츠에 대한 대화가 자주 발생하고, 대화가 많아질수록 콘텐츠는 널리 퍼진다.




원칙 3: 감성(Emotion)


<스틱!>의 저자 칩 히스와 댄 히스는 통계나 논문 같은 이성적 자료가 가 사람들을 분석적인 상태로 유도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그런 상태가 감정을 억제하여 구매나 공유 등 행동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컨테이저스>의 저자 조나 버거 역시 이에 동의한다. 감성은 좋은 콘텐츠에서 중요한 요소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은 모든 감성이 공유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어떤 감성은 공유욕구를 억제하기도 한다.


저자는 가장 많이 공유된 콘텐츠들을 기준으로 가장 공유되기 쉬운 감정을 분석했다. 결과는 '경외심'으로, 콘텐츠를 보고 '와', '쩐다' 등의 반응이 나오는 것들이 공유 수가 제일 많았다. 그 외의 감정으로는 흥분, 즐거움(유머) 등을 찾았고 긍정적인 감정이 공유를 일으킨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분노나 불안 같은 감정도 공유 수가 높았다! 저자는 새로운 기준을 찾는 조사에 착수했다.


기존의 일차적인 분류 기준에 생리적 각성이라는 기준을    더한 감정 분류표

지금까지 사람들은 감정을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분류했다. 그러나 최근 심리학자들은 생리적 '각성'을 기준으로 감정을 이차원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 새로운 기준인 '각성'이 공유 욕구 자극유무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경외심이나 즐거운 감정이 긍정적이라서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각성 상태가 높은 감정이기 때문에 공유되는 감정이라고 말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넣되, 공유욕구를 자극하는 감정인지 아닌지를 체크해보자.




원칙 4: 대중성(Public)


Leadership Lesson from Dancing Guy

https://youtu.be/fW8amMCVAJQ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한 남자
동영상에서 한 남자가 혼자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보지만,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춤을 춘다.

그러다 갑자기 한 명이 따라 붙어 함께 춤을 추더니 두 명, 세 명...  춤을 추는 사람은 점점 더 불어나고 마침내는 사람들이 떼로 몰려들어 춤을 춘다.

이제는 앉아있는 게 오히려 이상한 지경이다. 사람들은 모두 일어나 춤을 출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혼자서 춤을 추는 남자가 이상한 사람 같다. 앉아있는 사람들은 굳이 일어나 그를 따라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만, 그 끝에는 상황이 역전되어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이처럼, 사람들의 행동은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분위기를 타기도 한다. 이를 모방심리라하는데, 이는 생활의 여러 분야에 적용된다.


이를테면 모르는 거리를 지나가다 식당에 들어가야 할 상황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개의 식당 중 손님이 많은 곳으로 들어간다. 아무리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라도 손님이 없으면 뭔가 하자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모방심리의 수많은 예는 직접 경험으로나 많은 이야기로 접해봐서 더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방심리를 우리의 콘텐츠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저자는 '행동적 잔여'를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행동적 잔여'란 어떤 행동에서 비롯되는 물리적 흔적 또는 그것을 연상시키는 물품을 말한다.  이를테면 나는 무인양품에서 물건을 사면 종이 가방을 꼭 받는데, (브랜드 자체는 물론)내가 그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이미지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집에 쌓아둔 무인양품 종이 가방을 보조 가방으로 들고 나가곤 한다. 실제로 나는 지나가다 무인양품 종이 가방을 들고 가는 사람을 보면 '아, 나도 가서 뭔가 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콘텐츠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책에는 조금 모호하게 기재되어있었다.(다른 사람이 공유한 것을 보고 따라서 공유한다는 식의...공유 많이 되게 하려면 공유를 많이 되게 해라 같은.) 그래서 내 브런치를 예로 들자면, 나는 내 글을 페이스북 타임라인으로 공유를 하는데 멘트를 '여러분에게 도움될 것 같아서 가져왔어요'라는 느낌으로 단다. 


그러면 보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나처럼 공유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내 글은 친구에게 추천하기보다는 나중에 혼자 보기 위한 '나만 보기'공유가 많아서 적절하지 않은 전략이었던 것 같다.  이 글처럼 그 자체가 실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정보성 콘텐츠라면 저런 류의 멘트를 달아 공유하는 방법도 시도해볼만 한 것 같다.





원칙 5: 실용적 가치(Practical Value)


얘들아, 이것 봐. 대박! 내일까지래.


여자끼리 모여있는 단톡방에 있으면 하루도 빠짐없이 링크가 오간다. 대개 옷이나 화장품 세일 사이트고, 그게 아니면 맛집 추천 콘텐츠나 보고 나면 마음이 좋아지는 감동적인 콘텐츠들. 비단 여자들의 단톡방에서만 이런 실용적인 정보가 공유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연인에게 여행지 후기 리뷰 링크를 보낼 수도 있고, 중고 노트북을 산다고 했던 친구에게 좋은 매물 링크를 보낼 수도 있고, 취업 준비하는 동생에게 꿀팁 링크를 보낼 수도 있고. 나는 좋은 콘텐츠를 발견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하지 못해 안달이 난다.

*단톡방: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


좋은 정보를 알게 되면 나누려는 마음


나, 그리고 많은 내 친구들은 왜 상대에게 좋은 정보라 여겨지는 것들을 공유하려고 할까? 저자는 실용적 가치가 타인을 도우려는 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주변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만 있다면 잠시 내 할 일을 미뤄두고서라도 조언과 도움을 주려고 한다. 소셜 화폐가 정보 제공자의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공유하는 것이라면 실용적 가치는 정보 수용자의 입장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시간 혹은 돈을 아끼거나 기분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제작자 입장에서 자신의 콘텐츠의 실용적 가치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구에게도 필요없는 콘텐츠를 만들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적어도 제작자 자신은 관심있는 분야 아니겠는가!) 중요한 것은 그 실용적 가치를 구독자들도 알아볼 수 있게 조명하는 것이다. 사람들이(내가 그랬던 것처럼) 공유를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낄 정도로 콘텐츠의 실용적 가치에 대해 어필해보자.



원칙 6: 이야기성(Stories)


이마트 세계 맥주 광고

https://youtu.be/aFmyoqIWSwQ

돈 때문에 사고 싶은 것도 못사고, 남편에게 화도 내는 슬픈 주부


그저 평범한 삶을 원했던 것 뿐이었다.


잔잔한 피아노 소리와 함께 위 멘트가 깔리면서 한 주부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녀는 물건을 몇 번 들었다 놨다하더니, 가장 싼 제품을 골라 카트에 담는다. 옆에서 이거 사자, 저거 사자 하는 철 없는 남편에게 버럭 화를 냈다가 이내 그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고 사과한다.

잠시 후 걸려오는 친어머니의 전화. 생각해보니 오늘이 생신이었다. 미안한 마음에 한숨을 쉬려던 찰나, 용돈 고맙다고 잘 쓰겠다는 어머니. '용돈?' 의아해하는 아내 등 뒤에서 씩 웃는 남편. 감동적이다.

둘은 계산대에 가 물건을 내려놓는데, 남편의 시선이 어딘가로 향해있다. 처음 본 수입맥주가 있단다. 기특한 짓도 했겠다, 아까 화도 냈는데 맥주 정도는 봐줘야지. 남편은 신이 나서 하나 씩만 골라오겠다며 뛰어간다.

훈훈한 마무리로 영상이 끝나려는 순간, 맥주로 그득 채운 카트를 끌고 오는 남편.

갑자기 굳은 표정의 아내, 웃고 있는 남편과 함께 영상에 박히는 커다란 자막.

*이마트에선 하나씩만 사도 다양한 400종*


이 동영상은 페이스북에서만 87만 조회, 3천 공유를 기록했다. 우리는 돈이 없어 원하는 것을 사지 못하는 주부의 마음에 공감하다가 마지막에 해맑게 웃는 남편을 보고 빵- 터지고는, 공유하기 버튼을 누른다. 사람들은 공감과 의외의 결말을 가진 스토리가 재미있어 공유하지만, 결국 그들의 머릿속에 남는 것은 '이마트에는 400여종의 세계맥주가 있다.'라는 메시지다.


만약 마트에 물건을 사러 온 부부가 등장하지 않고 다양한 종류를 한 곳에서 살 수 있다는 장점만 내세웠다면 어땠을까? 어떻게 잘 만들어 낼지는 몰라도 이 정도의 반응을 일으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스토리의 힘은 강력하다. 우리 모두는 언제나 다른 이와 대화를 나눠야 할 상황에 있고, 그럴 때 이렇게 인상 깊은 스토리는 이야기 주제로 꺼내지기 쉽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등장인물이 직접적으로 전해도 좋고, 위 광고처럼 전혀 다른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쌩뚱맞게 전해도 좋다.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스토리로 만들어 전해보자.



체크리스트


ㅁ소셜화폐(Social currency)

ㅁ계기(Trigger)

ㅁ감성(Emotion)

ㅁ대중성(Pubilc)

ㅁ실용적 가치(Practical Value)

ㅁ이야기성(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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