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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자유 Nov 11. 2017

[채식인들] #1 채식, 도대체 왜 하는 걸까?

직접 물어보았다.


채식주의자를 배려하는 방법


내가 채식주의자를 대하는 태도는 예전에 동성애자들을 대했던 태도와 비슷하다. 존재한다고는 하는데 주변에는 없으니 그들은 뭔가 특이하고, 마이너하며, 평범하지 않은, 나와 다른 사람일 거라고 단정 짓곤 했다. 한국에서 채식주의자의 위치도 비슷하지 않은가 싶다. 채식 식당은 가뭄에 콩 나듯 있고, 모든 식당에서 원재료 표기를 하지 않는다. 그들의 존재 자체를 신경 쓰지 않는다. 


근 2년 전까지만 해도 채식주의자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다. 책이나 영화에서만 봤지,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 상상의 인물 정도랄까. (왠지 밀짚모자 쓰고 있을 것 같고, 화장 안 한 민낯에, 사람 좋은 웃음 짓는... 농부 혹은 히피?) 그러다가 채식하는 친구를 만났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어떤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단지 '고기를 안 먹으니 힘들겠다'는 생각뿐.


당연히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한 번은 술을 마시러 갔다가 안주를 시키려는데, '나 채식주의자라서...'라고 조심스레 말하길래 해맑은 표정으로 차돌박이 숙주볶음은 어떠냐고 물었다. (당황하는 친구를 보고 집에 가서 이불을 몇 밤동안 찼다.) 


단순히 고기를 안 먹으면 되는 줄로만 알았고, '숙주나물이 고기보다 더 많이 나올 테니 그거 같이 먹으면 되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들을 배려하는 방법을 전혀 알지 못했다. 밥상 위에 고기반찬이 올라오는 게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채식주의자를 이해하는 방법


채식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다. '채식주의자가 있으면 고기가 조금이라도 들어간 메뉴는 안 시키는 게 매너'라고만 공식 외듯 외웠다. 그러다 채식을 하게 되면서 여러 정보들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고기나 생선이 올라간 밥상에서 죄의식을 느끼게 됐다. 


오늘도 대학로를 거닐다 도저히 갈만한 데가 없어서, '어차피 못 하는 거 맛있는 거나 먹자.' 싶어서 좋아하던 새마을식당의 돼지 김치찌개를 먹으러 갔는데 잘게 자른 돼지고기 조각을 한 덩이 빼고 다 남기고 말았다. 동물들이 도축당하는 장면들이 떠올라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몇 개의 다큐를 보고 나서야 그 친구의 마음과 상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이다. 사실 영상 하나로 이렇게 생각이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놀랍기는 하지만, 다큐는 짧아도 편 당 1시간이 넘고, 길면 2시간까지 시간을 내야 한다. 게다가 다큐에 대한 고정관념(노잼, 진지, 따분함 등등)도 진입장벽으로 한몫했다. 만약 채식을 하기로 결심하지 않았다면 그 다큐를 봤을까? 과연 내 친구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단호하게 NO라고 답할 수 있다. 


문득 채식주의자들이 어떤 계기로 채식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나는 다큐 몇 편 보고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되어서 자연스레 육류나 생선을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건데,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채식에 발을 들이게 된 걸까? 나와 같은 이유에서 일까? 동물권? 다이어트? 어릴 때부터 그렇게 먹고 자라서? '내 일 아니니까, 자세히 알 필요 없지.'하는 생각으로 막연하게 둥글렸던 관심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들을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채식인들의 이야기, 마르쉐@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채식인이라고 표기한 것은, 채식주의라고 하면 뭔가 신념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채식에 대해서 강한 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물론 시작하게 된 계기들이야 다 갖고 있겠지만, 지금은 그 계기 때문이 아니라 익숙해져서 특별한 이유 없이 채식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채식주의자는 물론, 그러한 채식인들까지 포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생각보다 사람이 엄청 많았다.


오늘 간 곳은 채식 관련 정보를 찾다가 알게 된 마르쉐@. 홈페이지에 실린 소개는 아래와 같다. 

마르쉐@은 ‘장터, 시장’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마르쉐(marché)에 장소 앞에 붙는 전치사 at(@)을 더해 지은 이름으로, 어디에서든 열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2012년 10월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첫 장을 연 마르쉐@는 ‘돈과 물건의 교환만 이루어지는 시장’ 대신 ‘사람, 관계, 대화가 있는 시장’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사용하는 것들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 이 작은 시장을 통해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부터 조금 더 즐거운 세상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채식주의자 분들의 블로그에서 자주 눈에 띄었던 마르쉐@. 유기농 야채와 채소를 파는 농장, 비건 카페와 식당들이 팝업 스토어 형식으로 열리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사무실이 혜화인데 마침 이번 주는 혜화에서 열린다고 해서 부랴부랴 오픈 시간에 맞춰 왔다. (18일 마포구 성산동 문화 비축기지, 25일 성동구 성수동 언더스탠드에비뉴) 서론이 길었으니 바로 채식주의자들의 이야기로 넘어가자. 

*자세한 소개는 홈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어요.


guilt free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다가 상호명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바로 질문했다. 


살짝 짓는 미소가 너무 귀여우신.


Q (guilt free, 분명 동물권에 관심이 많은 분이실 거다.) 안녕하세요! 상호명이 되게 특이하네요. 어떻게 지으신 건가요?

A 아, 이름이요? 죄책감 없이 드실 수 있어서 guilt free라고 정해봤어요. 모든 분들이 드실 수 있게 설탕, 계란, 우유, 버터, 방부제 없이 만들고 있어요.


Q (계란, 우유를 빼다니 역시 동물 복지에 관심 있는 분이다!) 엥? 계란이랑 우유 없이 빵이 만들어질 수 있나요? 

A 네. 저희가 직접 연구해서 만들고 있어요. 죄책감 없다는 말이, 다이어트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단 거 드시고 그만큼 운동하시고 그러시잖아요. 저희는 그런 거 없이 편안하게 드실 수 있고 먹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실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걸 모토로 하는 베이커리예요. 


Q (...? 아, 그 죄책감이었어?) 어쩌다 베이커리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혹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A 제가 다이어트를 극심하게 해서 살을 되게 많이 뺐는데, 그때 먹는 거에 좀 많이 시달렸어요. 운동 중독이나 호르몬 불균형 같은 문제 때문에요. 음식이라는 건 먹었을 때 기쁘고 우리 에너지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건데, 다이어트 때문에 괜히 얽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당시 음식을 많이 가려드셨던 것 같다.) 그때가 계기가 돼서 저처럼 다이어트를 하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드실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하면 좋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저희 제품은 웬만하면 비건이긴 하거든요. 그래서 채식하는 분들도 드실 수 있는데 채식 제품 같은 경우에는 설탕량도 제한이 없고 기름량도 제한이 없어서 말만 채식이지, 건강과는 큰 연관이 없는 제품들도 많아요. 저희는 좋은 재료, 건강한 재료로 대체하고 칼로리도 낮춰서 모든 분들이 편안하게 드실 수 있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어요. 



(죄책감 free였지만 충격 free는 아니었다.) 내 주변에 있는 채식주의자들(그래 봤자 두 명) 모두 동물권을 강하게 주장하며 그 때문에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라 나도 모르게 채식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동물권에서부터 시작을 한다고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일차적으로 그 고정관념이 깨져서 충격이었고, 이차적으로 채식 제품도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미하우 시에비에르스키, <착한 식단을 찾아서>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한 채식 다큐멘터리 <착한 식단을 찾아서>에서, 채식하는 사람들은 살이 찌지 않는다는 의견에 감독은 '뚱뚱한 채식주의자'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의사는 자신이 만났던 채식주의자를 예로 들며, 그는 정말 엄격한 채식주의자였다면서 육류와 생선을 끊고 코카콜라와 감자튀김만을 먹었다고 말한다. 


그들이 뚱뚱한 이유는 동물성 음식은 먹지 않지만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지방은 전부 살로 간다.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상관없이.  


식물 칼로리도 다 제거했다는 그녀. (출처: <착한 식단을 찾아서>)
그런 식품 첨가물들이 과식을 유도한다고 한다. (출처: <착한 식단을 찾아서>)

protective diet lifestyle 설립자 크리스텐슨은 자신도 처음에는 뚱뚱한 채식주의자였다면서, 심장병은 나았지만 비만이 유지되는 것을 보고 모든 식품 첨가물을 끊었다고 한다. 회사에서 그런 식품 첨가물을 넣는 이유는, 과자 한 봉지로 만족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과자 한 봉지가 비어있는 경험, 다들 해보셨을 거다.



로푸드팜

 

guilt free 인터뷰를 끝내고 지나가는데 생경한 비주얼의 타코가 있어서 흥미가 생겼다. 


얼굴은 가려달라고 하셔서 귀엽게 >_<  가려보았다.


Q 헐! 타코에 고기가 안 들어가는 거예요? 신기하다~

A 네. 저희는 다 비건, 생식입니다. 맛있어요. 아하핫(통쾌). 옆에 면은 애호박으로 만든 거고요, 완전 맛있어요. 세트에 만 원, 진짜 저렴하죠. 


로푸드팜의 생식 타코.


Q (대표님이 바쁘셔서 대신 인터뷰해주시기로) 그럼 두 분은 어떻게 같이 일하시게 된 거예요?

A 저희가 식당이 아니고 교육기관이거든요. 꽤 오래됐어요, 우리나라 최초니까. 클래스 위주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 클래스에서 만났죠. (옆에 다른 분을 소개하며) 이 분도 채식 베이킹 하시는데, 여기서 만난 거에요. 다다음주에 레스토랑 오픈을 해요. 합정역 근처에. 


Q (와, 엄청 친해보여서 개인적으로 오래 아는 사이인줄 알았다.)아~ 사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 그럼 세 분다 채식하고 계신 거에요? 혹시 계기가 있나요?

A 저는 디저트, 빵 이런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살 되게 많이 찌잖아요. 건강하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 없나?하고 찾아보다가 비건 브라우니가 있는 거에요. 집에서 만들어 먹어보니까 맛도 있고. '배워야겠다' 했죠. 로푸드 검색하면 업체가 되게 많은데, 그 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곳으로 고른 곳이 여기에요.


Q (본인이 먹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베이킹 클래스까지 듣다니... 추진력이 대단하시다.)그럼 얼마나 배우신 거에요? 

A 지금은 1년 정도 됐어요. 여기서 제공하는 게 로푸드 자격증이라고, 미국에서 시작된 건데, 대표님이 강사 자격증이 있어서 발급을 해주실 수 있어요. 저도 강사로 일하고 있어요. 



로푸드팜 인터뷰 후에는 대부분의 채식주의자가 동물권에 관심이 있을 거란 고정관념이 와장창 깨져서 흩날려버렸다. 다이어트, 건강 등 실용적인 목적으로 채식을 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원복 대표. (출처:리얼푸드)

한국채식연합 이원복 대표는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채식을 시작하는 동기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건강이나 다이어트 등의 실용적 동기, 환경보호나 동물보호와 같은 윤리적인 동기, 그리고 종교적인 동기가 그것이다. 그는 이중 실용적인 동기가 가장 많은데, 여기에 윤리적인 동기가 결합돼야 채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역시 앞에서 도축 당하는 동물들이 떠올라 고기를 꺼리게 되었다고는 했지만, 그보다는 건강 문제 때문이 더 큰 것 같다. 그 장면들이 잔인하고 자극적이라 머릿속에서 맴돌기는 하지만 사실 동물보다는 당장 내 몸에 안 좋다고 하니까,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들이 겹치다 보니 굳이 채식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영쉐프스쿨 Young chef school


아주머니, 아저씨, 할머니, 할아버지 사이에서 시선강탈하는 앳된 학생들.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너무 깜찍하셔서 당장 얼굴을 들이밀었다. 


영쉐프스쿨 7기 학생들


세 학생은 같은 <영쉐프스쿨>이라는 학교를 함께 다니는 동기들이다. 정원이 아홉 명밖에 되지않는 대안학교라고. 학교 선생님이 마르쉐 측과 연결을 해주어서 이번에 처음 나왔다고 한다. 준비하는 것부터 파는 것, 인터뷰도 처음이라며 쑥쓰러워 하시는 모습이 엄청 귀여웠다... (인터뷰는 맨 오른쪽 동그란 안경을 쓴 분과 진행했다.)


Q 오늘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손님들 반응은 어땠어요?

A (긁적)약간 처음이라 어떻게 사람을 끌어와야 하는지 그런 노하우가 부족한 것 같아요.


Q 어쩌다 요리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어릴 때부터 '요리만을 해야지!' 그런 건 아니었고, 관심만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여기 입학하면서부터에요.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꽤 컸고, 요리가 제게 어떤 영향을 줄지, 요리를 함으로써 달라지거나 처음보는 제 모습이 궁금했어요. 


Q 주로 어떤 요리를 하세요? 한식, 양식, 중식, 일식...

A 전공을 정해서 하는 건 아니구, 여러가지를 배워요. 양식 수업 있으면 거기에 관련된 걸 배우기도 하고, 한식 수업, 로푸드 수업이라든가? 아니면 푸드 테라피나... 채식 요리하는 것도 있고. 다양하게 조금씩 배우고 있어요. 

인터뷰 중에 팔린 감자 스프를 뜨고 있는 '우주'학생


Q 그 중에 제일 좋았던 건 뭔가요? 고르자면.

A ㅊ...채식...채식 요리를 했던 게 제일 최근이어서 그게 기억에 남아요.


Q (대박, 그 많은 것들 중에 채식이라니.) 와! 저도 채식 하고 있어요, 주 1회.(ㅋㅋㅋ) 가장 마지막에 했던 요리는 어떤 요리였어요?

A 샥슈카요. 토마토랑 여러가지 향신료, 이런저런 야채들 모아가지고 구워서 만드는 요리에요. 재료는 다양하게 변형을 할 수 있는데, 고기 같은 거 안 넣어서 만들 수 있어서 괜찮았어요. 두부랑 버섯이랑 견과류 가지고 두부 패티 만든 것도 되게 재미있었고...


Q 저는 채식을 하긴 하지만 먹는 사람 입장으로만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요리 하는 입장에선 채식이 어떤 점에서 매력적인 것 같아요? 

A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여지를 줘요. 왜냐하면 사실 저는 이전에는 채식에 대한 생각이나 채식 요리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료 하나에서도 동물성이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를 확인해야 하니까. 기름이나 버터나 유제품, 이런 것들 다 따져야되니까 가끔은 까다로울 때도 있는데 또 '아,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해서 좀 기쁘기도 하고. 이렇게 생각을 좀 많이 하게 돼서 좋은 것 같아요. 



청소년 요리 대안학교 영쉐프스쿨에서는 매년 매거진을 발행한다. 우주 학생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서 해당 인터뷰 발췌본으로 글을 마친다. 


채식과의 첫 만남

나에게 채식은 굉장히 낯선 느낌이었다. 어디선가 채식이라는 말을 들어보긴 했을 테지만, 주변에 채식을 하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내가 직접 해본 적도 없었다. 그러니 자연스럽지 않았고, 어떠한 의식이나 개념도 없다가, 영셰프로 처음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채식에 대한 자-주-수

밥집 실습을 시작하고 나서 영셰프가 있는 이곳 하자에는 채식을 하는 사람이 제법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요리를 할 때 들어가는 재료를 다르게 해서 메뉴를 만들어야 했고, 배식할 때도 이 음식에는 어떤 식재료들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해주어야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채식을 하는 이들이 어떤 걸 먹을 수 있고 먹을 수 없는지 잘 모르던 상태에서 막연하게 고기만 안 들어가면 채식인가, 하다가 가끔 그들이 우리에게 뭐가 들어갔는지 물어오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 고기 종류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먹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음식을 만드는 입장에서 먹는 사람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략)


관련 자료를 찾다가  본 영상과 다큐멘터리에서 고기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환경오염과 파괴가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다. 이와 관련해 채식을 하는 이유를 조사해보니 단순히 개개인의 건강 문제만이 아닌 큰 차원의 환경 문제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직접 채식 밥상을 차려보다

평소에는 채식 요리와 비채식 요리를 같이 준비하다 보니 들어가는 재료의 성분까지 꼼꼼하게 확인해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전을 부칠 때 쓰는 부침가루의 성분까지 확인해서 채식 비채식 둘 다 먹을 수 있게 만들고, 카레라이스 역시 고기를 넣지 않고 채소들만 넣어서 소량을 별도로 만들기도 한다. 채식을 하는 이들도 영셰프의 밥에서 소외되지 않게, 부족하지 않게 신경 써서 준비한다. 


처음과 달라진 채식에 대한 단상

고기가 들어가지 않으니 맛이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더러는 주문하듯 메뉴를 요청하는 모습에 못마땅해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실습을 하면서 직접 먹어보고 채소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채식이 단순하게 먹는 것에 그치지 않는 행위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먹을거리를 넘어서서 이와 연결된 사회문제와 환경 문제를 깊이 생각하는 행위라는 사실, 나아가 삶의 가치관까지도 연결되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채식주의자들의 의지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주 학생에 대한 동기들의 멘트

처음 만났지만 동기들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인터뷰 내내 순진하게 이를 드러내며 웃는 모습이나, 준비되지 않은 질문에도 척척 답변해내는 모습에 감탄했다. 


첫 인터뷰, 멋진 사람들과 따뜻하게 완료!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린을 더하다' 도시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그린 라이프를 제안하는 매거진, 에드지와 함께하는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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