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실한 게 아니라, 그저 계속하고 있을 뿐

by 나라 연

“성실하네.”
“꾸준히 하네.”
“그래도 넌 뭔가 계속하잖아.”



이 말들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묘하게 복잡해진다. 겉으론 웃지만, 속으로는 ‘그게 다인데요…?’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 이걸 붙잡고 있는 것조차 버거운 날이 많은데 그걸 ‘성실’이라는 단어 하나로 덮어지면 왠지 모를 부담이 밀려온다.


누가 나에게 압박을 준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는 원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누가 뭐라 하기 전에 미리 움직이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따라붙는 말이 “열심히 한다”, “완벽주의자 같다”는 말이었다.

이건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늘 따라오는 말이다.


그럴 때면 속으로 생각한다.
‘정말 이게 다인데,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 게 맞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던 나였지만, 언젠가부터 결과를 더 쫓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성실한 사람도 아니다.



날씬하지도 않고, 자기 관리를 놓을 때도 많고, 무언가 배워보려는 의지도 부족하다.
고등학생 때는 공부를 너무 못해 선생님도 관심 없을 정도였다.



딱히 잘하는 것도 없었기에,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야 부모님은 “사람마다 때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 말에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땐 정말 내일이 없는 듯 살았다. 그런 내가 이제야 30대 중반을 앞두고 무언가를 해보겠다고 움직이고 있다.



한편으론 후회도 든다.

‘이걸 20대 때 시작했다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한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전문가가 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땐 공부를 하지 않았으니까. 단순한 이야기다.

그러다 우연히 무언가를 해냈고, 그걸 본 누군가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행동이 빠르다”, “잘하네?”, “할 수 있을 거야.”

그 말들이 신기하게도 힘이 됐다.


그래서 몰라도 찾아보고, 배우고, 적용하며 어떻게든 해내려고 했다. 칭찬 하나 받고 싶어서.

여전히 칭찬은 좋다.
기쁘고, 행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예전과는 다르다. 이젠 칭찬에 자만하지 않고, 조금 더 긴장하고, 방심하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칭찬이 때론 부담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그 부담이 어쩌면 나를 이성적으로 붙잡고, 살아 있게 만드는 버팀목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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