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서, 그리고 혼자일 때

by 나라 연

얼마 전, 블로그를 통해 처음으로 출강 문의가 들어왔다.
처음 서는 자리라 긴장도 되었지만, 그만큼 설렘이 컸다.

낯설고 두려운 감정 속에서도 '내가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묘한 뿌듯함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일정이 주말 내내 이어졌다. 들뜬 기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다음 날에는 온라인으로 함께하던 프로젝트 팀의 회식에 참석했다.

출강의 긴장과 설렘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니, 불과 이틀 사이에 전혀 다른 두 장면을 경험한 셈이었다.

그 시간은 꿈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아니면, 오랜만에 사람들을 연속으로 만났기 때문일까.

하지만 짧은 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자, 묘한 허무함이 몰려왔다.

입시 면접과 취업 면접 시즌이라 연달아 말을 많이 해야 했던 탓인지, 활기는 넘쳤지만 동시에 고요함이 낯설게 다가왔다.


방에 들어와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바깥의 소음과 집 안의 적막이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밖에서는 또 다른 내가 존재하는 듯했는데, 집에 돌아오니 온전히 혼자인 내가 남아 있었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그 낯섦이 크게 다가왔다.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내 몸을 일으켜 다시 노트북을 켜고 해야 할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공허함과 허전함을 느낀다는 건, 내가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는 증거라는 것을.
그 감정이 있다는 건 기회를 잡았고, 그 속에서 한 발 나아갔다는 의미라는 것을.


혼자 있는 시간은 늘 허전함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나를 존재하게 만든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찾아오는 공허함조차 나에게는 성장의 흔적이다. 나는 그 감정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허전함 속에서,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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