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를 선언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삶은 낯설다.
적응되지 않는 비수기와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 스케줄들.
직장에 다닐 때는 해야 할 일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정작 프리랜서가 된 지금은 늘 메모해야 할 순간을 자주 놓친다.
아무 생각 없이 잡았던 약속을 뒤늦게 스케줄을 확인하고 취소한 적도 있다.
언제 또 새로운 일이 들어올지 몰라 시간을 비워두는 법조차 아직은 잘 모르겠다.
직장에 다닐 때, 프리랜서로 오래 살아온 친구가 부러웠다.
친구는 부러워할 일이 아니라고 했지만 겪어보지 않은 삶에는 언제나 로망이 붙어 있다.
막상 그 선택을 하고 살아보니 여전히 어색하고, 실수도 많다. 친구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겪어보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감정들이다.
최근 전담으로 맡아 진행하던 일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방향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왜 나에게 ‘전담 컨설턴트’ 자리를 맡겼는지 직접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
오랜만에 둘이서 술을 마시며 그동안의 일상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일 얘기가 나왔다.
큰 이유가 있었다기보다는
“이제는 메인을 해봐야 할 때”라는 생각, 그리고 이 일을 정확히 익혀 앞으로 누군가가 들어와도 혼자서 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고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동시에 나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고 했다.
“이 일을 전담으로 주면 분명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지.”
정확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예민해지는 나를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던 거다.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고.
그래도 일단 맡은 일은 끝내고 도망치든, 그다음에 생각하자고. 그 말에 우리는 동시에 웃었다.
더 기가 막힌 건 그다음에 내가 한 말이었다.
“일 더 많이 줘. 이제 좀 익숙해졌고 방향이 보여. 할 수 있을 것 같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 일이 끝난 뒤 다음 일이 없을까 봐 불안이 먼저 앞섰다.
프리랜서는 일이 없으면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겪고 나서야 몸으로 알게 됐다.
그럼에도 후회는 덜하다.
계속 직장에 남아 있었다면 안정감에 기대 나 자신을 밀어붙이지 않았을 것이다. 나를 보호하던 벽이 사라지고 나서야 겁에 질려 울면서도 한 걸음을 움직였다.
내가 선택한 삶이다.
그 선택에, 어쨌든 책임을 져야 했다.
“언제쯤 이 일이 익숙해질까.”
그 질문을 친구에게 한 적이 있다.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익숙해지지는 않는다고.
그저 일이 오면 해내고, 이 일이 아니면 또 불안해질 뿐이라고.
끝없이 배우고 나아가야 하는 이 삶에서 나는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일이 익숙해질 즈음이면 또 다른 일이 찾아오고, 다시 나를 확장해야 한다.
불안하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순간이 오면 그 희열 때문에 또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이 낯설고 복잡한 프리랜서의 삶 속에서 나는 오늘도 반성하고, 다시 눈을 뜨고 앞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