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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수고하세요

by 나라 연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일할 때는 하루에 가장 많이 하는 대사랄까.

아직까지는 주위에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을 보지 못해 시작해 본다.


첫 이미지로 판단되는 곳.

'나'라는 사람의 표정과 태도에 따라 일하는 회사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직업, 학원 인포데스크 직원이다.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다, 몇 번의 취업을 실패하고 알바라도 해보자 싶어서 우연히 시작했던 일이 나의 직업의 길이 되었다.


편견일지 몰라도 생각했던 인포데스크의 직원은 예쁘거나 잘생겼거나 또는 깔끔하고 날씬한 사람들을 봐왔다. 비교를 했을 때 얼굴이 예쁘지도 날씬하지도 않고 뛰어나게 전문성 있는 능력도 없었다. 뻔뻔하게 묻는 질문에 막힘없이 답하고 '장녀'의 이미지가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


... 그렇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졸업 후 사회생활에 쉽게 적응하지도 못했다. 이해력 또한 느려 남들보다 조금 천천히 오래도록 곱씹고 곱씹어 이해하는 스타일이라 누군가는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답답했을 거다.


그런 내가 학원 인포데스크 겸 학원 교육에 대한 상담과 등록까지, 수업 빼고 전반적인 업무를 다하고 있다.

모르는 사람과 대화도 전화로 어떠한 문의사항도 제대로 말하지 못해 해야 할 내용을 대본처럼 수기로 써 심장소리가 온몸에 울릴 정도로 겁먹고 통화를 했던 사람이 지금은 대본 없이 상담을 자청한다.


상담 또한 우연한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첫 학원 일을 시작한 곳에서 혼자 출근해야 했던 날, 정말 어쩔 수 없이 학원 이미지를 위해서 상담을 해야만 했다.


'앞으로 이런 일을 하게 될 거야' 툭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면 겁먹고 도망치기 바빴다면 그곳은 '일단 해야 할 것 같아' 통보였다.

그 통보 같은 일들을 해내고 나니 지금의 '나'라는 사람이 존재하게 만들었다.


지금의 학원에서는 내가 하는 큰 일보다 작은 일에 칭찬을 많이 해준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나 또한 채찍질보다 칭찬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성장하는 스타일인 거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왔을 때와 나갈 때의 인사가 마음에 들었다는 소리에 처음엔 당황했다. 당연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 작은 인사마저도 당연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 이후로 더 열심히 했던 거 같다. 인사를 받아주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나보다 더 밝게 인사를 해주는 사람들도 있기에 더 친절하게 하려고 했다.

겉치레 같은 작은 인사일 뿐이라도 나의 행동으로 상대방의 하루의 기분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


오늘도 난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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