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수업, 인생의 전환점
"언제까지 학원 인포 업무만 볼 순 없잖아?"
일을 쉬다 다시 취업했을 초에 들었던 말이다.
알바로 시작했던 학원 인포데스크 일이 어느새 직업으로 자리 잡은 지 6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이었다. 초반에 그 말이 누군가 멱살을 잡아채듯 목을 조여 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아주 당당하게 다른 일도 잘할 거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정곡을 찔린 거다.
말 한마디 인생을 바꾼다더니... 무심하게 상대방의 심정은 생각지 않고 던진 말이 나의 도전정신을 자극시켰다.
인포데스크라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받아주지 않거나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대하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강사들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자격지심이 생겨 모나게도 나 자신을 낮추고만 있었다.
하지만 인포의 일에 점점 능숙해지면서 나로 인해 학원 업무에 큰 영향이 끼치는 걸 알게 된 후 점점 자신감이 생기면서 교육 강사에 대한 욕심이 생겨났다.
처음엔 상담과 말하는 법에 좀 더 전문성을 발휘하기 위해 학원 교육 과정을 배웠고, 말을 좀 더 능숙하게 하기 위해 유튜브 강의도 찾아보고 어휘력에 관한 책도 찾아봤다.
우연히 심리자격증 과정을 공부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감정적으로 인식되면서 '강사를 하면 잘할 것 같다'라는 말 한마디로 결국 시동을 걸었다.
점점 교육과정을 배우면서 '할 수 있겠다'라는 막연한 생각과 함께 평소 나서지 않는 성격의 내가 먼저 나서서 나도 수업을 하겠다는 포부를 비췄다.
대표 입장에서는 그러길 바랐던 상황이라 처음이니 환불을 각오하고 제대로 배워보라는 말에 그룹 수업이 나에게로 하나 잡혔다.
면접에 관한 학원이기에 학생들에게 피해가 생기지 않기 위해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도 하지 않던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자료를 찾아보면서 혼자 시뮬레이션을 했었다.
그 여파는 꿈에서까지 강의를 했다.
그땐 몰랐지만 그게 굉장한 스트레스였던 것 같다.
처음인 걸 티를 내서도 안 되고, 능숙하게 강의를 하기 위해서 정말 단어 하나하나 선정하면서 준비했지만 막상 수업을 들어가니 식은땀이 났고 내가 생각했던 말은 잘 튀어나오지 않았다.
수업을 한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체력소모와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걸 몸소 배우고 학원 강사님들께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회차별로 수업 내용을 다른 강사님들께 피드백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의 성향과 상담의 경력으로 수업 때 역시 학생들이 불만이었던 부분과 잘 해결되지 않았던 부분을 콕 집어 방향성을 잡아 학생들을 케어할 수 있었다.
단순 수업이 아닌 걱정하는 학생들을 위해 심리적인 부분 또한 개선할 수 있도록 격려했고 나만의 방법을 찾아갔다. 강사로 수업을 들어갔지만 원래 업무였던 학원 인포 업무 또한 외면할 수 없기에 두 가지의 큰 틀의 업무를 몇 달 동안 하필 가장 바쁜 시기에 해내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단 하나의 환불 건도 없었으며, 모두 최종합격의 결과 소식을 전해주었다.
막상 끝이 나니 그 설렘과 욕심 가득한 열정이 좋은 결과를 내주었음에도 허무함의 감정 또한 배제할 수가 없었다. 뭐든 열정적으로 나서다 보면 그 결과에 대한 행복함과 허무함이 공존하는 듯했다.
다들 잘했다 말하지만 난 타이밍 좋게 기회를 잡았고, 그저 그 기회에 대한 운이 좋았다 생각한다. 첫 시작에 잘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 열정은 자만으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수업을 하게 되었고 난 어느새 학원 인포 운영관리 및 강사의 포지션을 얻게 된 거다!
앞으로도 나에게 오는 누군가의 제안이 기회인지 독인지 알 수 없겠지만 독이라면 그 독이라는 경험을 얻은 거고 기회라면 인생의 전환점을 선사한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