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도 기분이 흔들리는 나에게
말이라는 게 사람을 이리저리 흔들리게도 한다.
작은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졌다, 나빴다 반복을 하다가 어느새 그 말 한마디에 인생에 있어 전환점처럼 적용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나 또한 인생에 전환점 같은 말이 있다.
'계속해서 인포만 볼 순 없잖아?'라는 말에 나쁜 자극으로는 "좌절" 좋은 자극으로는 "도전"으로 와닿았다. 한 마디로 인생이 달라진다는 게 씁쓸하다가도 필요한 게 언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악의 없이 지금은 전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기분 나쁜 말이 반대로 나에겐 도전의 욕심을 불러일으켰으니까.
최근 수업을 하면서 꽃 선물을 받았다. 몇 년 만에 받아보는 꽃 선물인지... 놀랍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더 풍성한 꽃을 주지 못한 게 미안하다는 그 친구의 말에,
아. 내가 이 친구에게는 좋은 자극을 주는 사람이구나,라고 아주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 친구의 장점이자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었다. 정작 본인은 내가 얘기를 해주니 전혀 몰랐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본인이 뱉은 말 한마디가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한지도 몰랐다는 건 그만큼 타고난 성향이자 인품이라고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그 친구와의 수업을 절대 잊을 수 없을 듯하다.
1대 1 수업을 할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작은 실수를 해 미안하다고 말하니 웃으며 따라온 대답에 놀랐다.
"괜찮아요. 실수할 수도 있죠, 수업이 많으셔서 많이 바쁘셨잖아요. 그러실 수도 있어요"
별 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그 분위기가 차분히 말하는 그 친구의 말이 잊히지 않아 순간순간마다 실수를 하거나 힘들 때 그 친구의 말을 떠올리며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쉽게도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분이 그때 이후로 좀 더 여유로움과 불안함이 해소가 될 수 있었다.
학생에게 위로를 받다니... 그 친구는 나에게 면접을 배웠지만 난 그 친구에게 차분함과 상대방을 위할 줄 아는 행동을 배웠던 거다. 기억조차 나지 않은 말 한마디, 그만큼 계산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배려라고 다시 한번 반성하고 배우게 된다.
언제 가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오늘도 나의 행동을 한 번 돌이켜본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이 그 상대방을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상대방의 자존감까지 찾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을 계속해서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좋은 자극제가 되어보고자 한다.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행동이 되지 않기를, 나의 말 한마디가 나라는 사람을 깎아내리지 않기를 하나의 목표로 작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