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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 Jul 15. 2024

고집스러움이 나를 옥죌 때

나 이렇게 살아도 될까..?


주말 동안 글도 안 쓰고 책 한 줄 읽지 않은 채 누워만 있었다.

새로운 소셜링 모임을 다녀오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 기가 빨리기도 했고 그다음 날은 더운 날 무리하게 걷기 운동 후 급하게 음료를 마시다 급체까지…

가지가지했다..

주말 동안 누워 있으면서 오랜만에 여러 잡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또다시 꿈자리까지 사나워 중간에 억지로 깰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혼자 멍하니 누워만 있다 보니 과거에 스쳐 지나가던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친했던 여러 지인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과거를 곱씹다 보니 소식이 궁금한 사람들도 있었다. sns으로 찾아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만뒀다.

​​괜히 봐봤자 득 될 건 없으니 과거는 과거로, 그 사람들에 대한 소식에 괜히 감정 소모를 하지 않도록.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에 대한 지침과 삶에 대한 지침이 오기도 하는 듯하다. 본가에서 편하게 살 수도 있었고 더 넓은 집, 더 싼 월세… 어쩌면 돈을 모아 제 집을 가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거라는 여유로움들.

내 집, 내 차, 잘 모아둔 돈들… 어쩌면 더 여유로웠을 수 있었을 본가, 지방에서의 환경을 외면하고 바득바득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떼를 쓴 거다.


그 고집스러움이 생각 자체를 옥죄게 만들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다. 1년만 더… 지금 직장 안정적이니까, 서울의 생활, 친구, 환경 등등…여러 핑계를 대면서 서울에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다.

주말 동안 여러 생각이 겹쳐 이 고집스러움은 없어지지 않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내려놓으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도 할 텐데 왜 이 생활을 포기 못할까,라는 생각들.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도 않는 애가 서울에서 산다고 부모님은 여전히 가끔 신기하다고 얘기한다. 동생 또한 힘들어하면서 서울에서 사는 게 놀랍다고 얘기할 정도로.

맞다. 저번에도 얘기했듯 나는 겁쟁이다. 여전히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겁먹지만 서울에서 살고 있다.

​​누군가 놀랍다고 얘기할 때마다 내가 하는 얘기가 있다.

서울에 혼자 힘겹게 살지 않았다면 난 지방에서 부모님에게 의지할 거고 혼자 뭐든 해결하려는 노력조차 안 했을 거야.



그 말에 저의 부모님과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친척들이나 친구들은 여전히 신기하게 보기도 한다. 아직도 서울에서 계속 생활할 거냐고 묻고 있으니까 말이다.

​​가족들은 나를 아는 거다. 내가 정말 무기력하게 살고 세상에 아예 관심 없이 살아 어떻게 삶을 살아갈지 걱정이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 고집스러움이 있었기에 지금 뭐든, 어떻게든 혼자서 해결해 보려는 노력도 하고 이겨내보려고 하는 거라고 말이다.

​​고집도 없고 본가 가까이 살면서 외로움도 없이 편안하게 의지하고 살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예전에 일했을 땐 한참 성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해결하지 못해 부모님에게 학원으로 연락해 달라고 사람도 있었다. 돈 더 줄 테니 ‘우리 애‘ 더 챙겨달라는 부모도 있었다. 서른 중반 어느 쯤 나이대였다. 사회생활의 중요성이 사람과 소통할 때 많이 느낀다. (일부 소수일 뿐 정말 예의 바르고 혼자 해결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서 버텼었다)



혼자서 해볼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던 일이 많았다. 요즘은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는 부모님들도 정말 많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혼자 뭐라도 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라도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걸 절실하게도 느낀다.



얘기가 또 딴 데로 셌지만 여하튼,

고집스러움이 혼자라는 사람을 더 성장하게 만들기도 한 듯하다.


나는 이 고집스러움을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물고 늘어져 보려 한다. 나를 좀 더 성장시킬 수 있게.

​​쉬는 동안 글을 쓰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삶을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고집스러움을 내려놓아야겠지…

올해 나에겐 중요한 선택의 순간들이 많이 올 것 같은 느낌이다. 후회가 없도록 후회스러워도 후련하게 뭐든 해결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고집스럽게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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