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렇게 살아도 될까..?
주말 동안 글도 안 쓰고 책 한 줄 읽지 않은 채 누워만 있었다.
새로운 소셜링 모임을 다녀오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 기가 빨리기도 했고 그다음 날은 더운 날 무리하게 걷기 운동 후 급하게 음료를 마시다 급체까지…
가지가지했다..
주말 동안 누워 있으면서 오랜만에 여러 잡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또다시 꿈자리까지 사나워 중간에 억지로 깰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혼자 멍하니 누워만 있다 보니 과거에 스쳐 지나가던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친했던 여러 지인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과거를 곱씹다 보니 소식이 궁금한 사람들도 있었다. sns으로 찾아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만뒀다.
괜히 봐봤자 득 될 건 없으니 과거는 과거로, 그 사람들에 대한 소식에 괜히 감정 소모를 하지 않도록.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에 대한 지침과 삶에 대한 지침이 오기도 하는 듯하다. 본가에서 편하게 살 수도 있었고 더 넓은 집, 더 싼 월세… 어쩌면 돈을 모아 제 집을 가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거라는 여유로움들.
내 집, 내 차, 잘 모아둔 돈들… 어쩌면 더 여유로웠을 수 있었을 본가, 지방에서의 환경을 외면하고 바득바득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떼를 쓴 거다.
그 고집스러움이 생각 자체를 옥죄게 만들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다. 1년만 더… 지금 직장 안정적이니까, 서울의 생활, 친구, 환경 등등…여러 핑계를 대면서 서울에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다.
주말 동안 여러 생각이 겹쳐 이 고집스러움은 없어지지 않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내려놓으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도 할 텐데 왜 이 생활을 포기 못할까,라는 생각들.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지도 않는 애가 서울에서 산다고 부모님은 여전히 가끔 신기하다고 얘기한다. 동생 또한 힘들어하면서 서울에서 사는 게 놀랍다고 얘기할 정도로.
맞다. 저번에도 얘기했듯 나는 겁쟁이다. 여전히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겁먹지만 서울에서 살고 있다.
누군가 놀랍다고 얘기할 때마다 내가 하는 얘기가 있다.
서울에 혼자 힘겹게 살지 않았다면 난 지방에서 부모님에게 의지할 거고 혼자 뭐든 해결하려는 노력조차 안 했을 거야.
그 말에 저의 부모님과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친척들이나 친구들은 여전히 신기하게 보기도 한다. 아직도 서울에서 계속 생활할 거냐고 묻고 있으니까 말이다.
가족들은 나를 아는 거다. 내가 정말 무기력하게 살고 세상에 아예 관심 없이 살아 어떻게 삶을 살아갈지 걱정이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 고집스러움이 있었기에 지금 뭐든, 어떻게든 혼자서 해결해 보려는 노력도 하고 이겨내보려고 하는 거라고 말이다.
고집도 없고 본가 가까이 살면서 외로움도 없이 편안하게 의지하고 살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예전에 일했을 땐 한참 성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해결하지 못해 부모님에게 학원으로 연락해 달라고 사람도 있었다. 돈 더 줄 테니 ‘우리 애‘ 더 챙겨달라는 부모도 있었다. 서른 중반 어느 쯤 나이대였다. 사회생활의 중요성이 사람과 소통할 때 많이 느낀다. (일부 소수일 뿐 정말 예의 바르고 혼자 해결하려는 사람이 더 많아서 버텼었다)
혼자서 해볼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던 일이 많았다. 요즘은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는 부모님들도 정말 많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혼자 뭐라도 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라도 있는 게 중요하다는 걸 절실하게도 느낀다.
얘기가 또 딴 데로 셌지만 여하튼,
고집스러움이 혼자라는 사람을 더 성장하게 만들기도 한 듯하다.
나는 이 고집스러움을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물고 늘어져 보려 한다. 나를 좀 더 성장시킬 수 있게.
쉬는 동안 글을 쓰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삶을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면 고집스러움을 내려놓아야겠지…
올해 나에겐 중요한 선택의 순간들이 많이 올 것 같은 느낌이다. 후회가 없도록 후회스러워도 후련하게 뭐든 해결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고집스럽게 살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