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여봤자 시간만 늦어질 뿐
망설이던 일을 드디어 저질러 버렸다.
오랜만에 들어온 브런치에 글이 무모한 도전의 시작 글이라니… 타이밍이 완벽하다.
지난 몇 달 동안 고민하고 망설이던 일이 있었다. 삶에 목적도 목표도 없이 ‘이번주만 잘 지내자’라는 마인드로 살아왔던 내가 목적이 생겼다. 남들이 다 하니 나도 해야 했던 삶의 목표가 아닌 온전히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게 생긴 목표다.
어떤 일이든 불안을 먼저 느끼던 나에게 정말 무모하다 싶을 목표라니, 놀랍기도 하고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나를 위한 첫 목표가 서른 초반에 생겨서 아이처럼 설레기도 이래도 될까, 싶은 감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며칠을 밤잠을 설치며 꿈까지 나를 괴롭히는 걸 보니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였나 보다. 첫 목표가 생기고 구체적이진 않지만 큰 틀을 정해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그 이야기가 먼저 나오기도 했다. 정말 말하고 싶었나 보다.
지난 몇 달간 근질근질 거리는 입이 가볍게도 나불거렸다. 워낙 말하는 걸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내가 하려는 일을 얘기함으로써 더 뚜렷한 생각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 채찍질을 했을지도 모른다. 말을 뱉었으니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입만 산 사람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어떻게든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일부러 말을 하고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를 하게 만들 수밖에.
스스로 부담감을 가지게 만들었고 그 불안은 더 깊게 요동치며 심장이 뛰었다. 이 정도면 불안을 즐기는 건 아닐까 미친 거 같은 생각도 든다. 몇 달을 목표만 세운 채 실행에 옮기지 못한 건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고 ‘정말 할 수 있을까? 내가?’라고 내 자신이 물어오는 듯했다. 시간이 지나하려는 결심이 확고해지자 결국 행동으로 옮겼다.
나만의 공간, 그 공간을 마련하고자 얼마나 고심했던가.
몇 달간 고민하고 걱정했던 시간과 별개로 내 공간을 찾아 계약하는 시간은 불과 1시간이 채 안 걸렸다. 매물을 보러 가자마자 ‘여긴 내 공간이다’이란 엄청난 자신감이 불쑥 튀어나왔다. 직장 생활만 해봤지 사업에 대해서는 별생각 없던 내가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고민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담하고 부모님에게 말하는 시간까지 심장은 늘 요동쳤다.
아빠의 무한 응원에 결국 울음이 터져버리기도 했다. 아, 내가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를 향한 신뢰를 보여주는 사람과 가족이었지. 다시 한번 내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음에 겸손함이 생겼다.
자,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내 공간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프리랜서 강사로서의 길과 내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티를 말이다. 얕게라도 도전해 보는 걸 좋아하는 나에게 인생 큰 무모한 도전이다. 그 도전 속에서 분명 시련과 성공 그리고 작은 사회가 또 만들어 질거라 본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역시 모르는 일이다.
하나는 확실했다. 일과 집만 병행하며 몇 년을 지냈던 내가 단조롭게만 살아왔던 삶이 낯선 누군가의 대화로 인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걸 말이다. 사람에 지쳐, 인간관계에 지쳐 일을 그만뒀었던 사람이 다시 사람을 찾아 만나고 대화하고 나를 성장시키는 방향을 찾아간다는 건 정말 운이 좋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내가 변화했듯 이 사업을 통해 누군가의 삶이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자 한다.
망설여봤자 시간만 지나가고 더 일찍 시작할 수 있는 기회만 놓쳐갈 테니.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친 기회라면 분명 다시 그 기회는 올 거라 생각한다. 망설이고 겁먹고 뒤로 숨었던 나에게 같은 기회는 또 찾아온 것처럼, 한 번 더 기회가 온다면 분명 그 일이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이기에 찾아왔던 거라 보고 놓치지 말고 잡았으면 한다. 삶에 책임감이 생기고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오늘도 긍정회로를 돌려본다.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