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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무모하게 시작했습니다

by 나라 연

최근 바쁘다는 핑계로 글을 쓰지 않았다.

이렇게 글을 안 써도 될까, 란 생각이 들 정도로 멍하니 무작정 앞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작년 연말 아주 무모하게 공간을 계약했다. 물론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공간을 계약하면서 얼마나 손 떨리고 눈물이 나던지... 직장 생활만 하던 내가 '사업'을 시작해 보겠다고 나선 거다. 그것도 아무런 대비도 없이 공부도 없이 말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 채 방황하며 불안하게 떨기까지 벌써 두 달 반이 넘었다. 처음 한 두 달은 아무런 소득도 나를 위한 이득도 없었다.



그저 손해에 손해를 물고 늘어진 채 방황하고 있었던 거다. '첫 술에 배부르냐'란 말이 있듯 처음부터 잘 될 거란 자만이 가득한 자신감이 날 하루하루를 일으켜 세웠고 하루하루가 무너뜨리게 만들었다.



공간을 계약하고 한 플랫폼을 통해 모임을 진행했지만 성과가 없기도 했다. 자책하면서 '내가 부족한가, 어떡하지'란 생각이 지배적으로 날 괴롭히기도 했다.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 푹 잔 게 손에 꼽을 정도랄까...



두 달이 지나서야 조금씩 나를 찾아와 주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모하게 시작했던 대가일 거다. 아무런 자금도 없이, 계획도 없이 시작했던 일은 여전히 적자다.



그럼에도 즐겁다는 생각을 하는 건 미친 걸까, 란 마음도 든다. 직장이 아닌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보니 평일, 주말 상관없이 내 공간 사무실로 매일 출근하면서 혼자 일을 했다.



본 직업인 면접 강사라는 타이틀을 살려 알리고자 프리랜서 사이트도 무작정 다 가입하고 알리면서 한 건이라도 나를 알릴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겠단 다짐을 한다.



누군가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거란 질문을 하기도 한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일단 될 때까지, 지쳐 나가떨어져도 다시 몸을 일으켜 맨발로 뛸 수 있을 때까지.



내가 벌일 일인 만큼 해볼 수 있는 방법을 배워서라도 해보려고 한다. 이 즉흥과 무모함이 얼마나 사람을 강하게 일으켜 세울 수 있을지를 증명해야 할 테니까 말이다.



오늘도 살아가고 내일도 무모한 시작을 끈기 있게 살아가보려 한다. 어떻게 될진 모르니 일단 앞으로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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