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강사라고 하면 생소한 직업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만도 한 게 나도 면접학원으로 처음 인포데스크 업무로 입사했을 때 생소했다.
면접을 돈 주고 배운다고...? 예전에도 있었는데 전혀 몰랐구나, 란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원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면접 자체가 어렵다는 게 몸소 느껴졌다. 전형에도 차이가 있고, 기업마다 원하는 바가 다르니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때 도움이 필요할 수밖에.
퇴사 후 개인 공간을 운영하며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매출이 당장 나오는 건 아니지만 자소서를 준비하거나 면접을 앞둔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일 테고 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
작년 말 딱 1회 나에게 2차 인성 임원면접 피드백을 받고 방향성을 잡아 합격했던 분이 있었다. 한 번이었지만 더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 달라고 개인 톡 링크를 보내드렸지만 추후 연락이 없길래 '1회 수업이었으니 연락이 없을 만도 하지'란 생각을 했다.
두 달이란 시간이 지나고 생각도 못한 그분에게 연락이 왔었다. 자신이 누구였고 덕분에 합격했다는 말과 감사하다는 인사... 기분이 정말 묘했던 순간이었달까.
그룹 수업이나 몇 번이나 나에게 수업을 들어도 연락이 없는 사람도 있고, 합격한 사람들 연락 달라고 해도 연락을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딱 한 번이 그 사람에게 크게 와닿았는지 알 순 없지만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단 생각을 한 듯했다.
스쳐 지나가는 시간이었더라도 자신이 배운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얘기가 길어진 이유는 최근 비슷한 일이 또 생겨서 뿌듯함이 생겨서랄까... 새로운 주제로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해 줬으니까..?
최근 한 플랫폼에서 모임을 진행한다고 글을 쓴 적이 있다. 여러 모임 중 매일 낮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지만 인원은 잘 모이지 않았다.
한 명이라도 하고 싶다는 분이 있다면 개인 스터디로도 진행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 한 분, 어쩌다가 개인 스터디로 진행하게 되었고 당장 내일 면접이셨던 분은 면접 정리도 할 겸 스터디를 참여해 주셨다.
로펌 쪽으로 준비를 하기 위해 면접을 앞두고 계셨고 개인 스터디인 만큼 그분의 다양한 경험과 왜 하고자 했는지에 관해 깊게 들어볼 수 있었다.
학원에서 일할 때 1대 1 수업은 기본 20만 원부터다. 물론 나에게 그 금액이 오는 건 아니었지만 면접에도 비용은 제법 높은 편이다. 하지만 스터디인 만큼 공간 대여비를 제외한 적은 금액이었고 굳이 깊게 방향성을 잡아드릴 이유도 없다.
생각보다 내가 오지랖이 정말 많다는 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같이 면접 보는 사이트를 보며 회사 공부를 어떻게 해야는지, 답변에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는지 피드백에 피드백을 물고 늘어지며 알려드렸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몰랐던 분야를 알아갈 수 있어서 긍정회로를 돌려보면서 말이다.
스터디 후 한 달도 안 된 지난 주말 아침 그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피드백을 추가적으로 원하는 건가?'란 생각과 달리 취업을 하게 된 소식...
그때 같이 준비했던 곳은 아쉽게도 가지 못했지만 다른 로펌으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법률 상담이 필요하면 연락 달라는 내용에 그 메시지를 한참이나 쳐다봤다.
약속이 있어 빨리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그 묘한 짜릿함을 잊을 수 없다. 짧은 단 한 번의 시간에 잊지 않고 감사함을 얘기해 준 사람들이 있기에 하루를 더 버티고 승부욕을 자극시킨다.
직업 선택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평생 인포데스크 업무만 할 수는 없다는 걸 알면서 불안했지만 우연한 기회로 강사가 되어 나를 일으켜 세운 느낌이랄까.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나 또한 누군가에게 감사함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주변 사람을 잘 챙겨야겠단 생각이 든다. 한 명이라도 더 좋은 채용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