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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인상은 진심이 아니라 균형에서 나온다

진심보다 중요한 건 '전달하는 방식'

by 나라 연

“진심을 다했는데 왜 오해를 샀을까.”



누군가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누군가는 말없이 자신을 탓한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면접에서도 마찬가지다.



연습할 땐 누구보다 논리정연하게 대처했던 사람이, 정작 면접장에선 평소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있다.


그 억울함이 목소리 너머로 느껴질 만큼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나 역시 많이 봐왔다.



진심을 다했지만, 막상 그 상황이 닥쳤을 땐 그 진심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진심을 다하려는 마음은 분명 중요한 자세다.


하지만 그 진심이 *‘잘 보이고 싶다’, ‘준비한 대로만 말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바뀌는 순간, 그 마음은 전달되지 못하고 오히려 왜곡되기도 한다.



진심은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심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말이 느리더라도, 자신의 속도로 말하며 전하려는 바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사람에게선 침착함과 자기 신뢰가 느껴진다.



말투의 속도뿐 아니라, 질문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태도에서도 그 사람의 균형감 있는 인성이 드러난다.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억에 남는 지원자가 있다.
이해력이 빠른 반면, 말이 느리고 낯을 많이 가리던 사람이었다.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말투였지만, 그가 가진 성실함과 꾸준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면접 준비 수업을 하며 피드백을 주었고, 그는 매 시간 자신을 조율하며 천천히 달라졌다.


그 변화는 마치 흰 도화지 위에 자기만의 색을 하나씩 입혀가는 모습처럼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대로, 피드백을 받아도 그 자리에서 고개만 끄덕이고 다음 시간에도 똑같은 태도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일수록 억울함을 더 자주 말한다. 하지만 그 억울함은 노력 자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진심과 표현 사이의 균형을 찾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진심’은 준비의 시작일 뿐, 그 진심이 어떤 말투와 태도로 전해지는가에 따라 사람은 전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특히 면접에서는 더욱 그렇다.


진심이 아니라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먼저 느껴지는 답변은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



인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전문성에만 집중한 사람일수록 억울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좋은 인상은 감정의 균형, 태도의 균형, 말의 균형에서 비롯된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와 말투, 진심을 담은 표현, 그리고 그 안에서 흔들리지 않는 자기만의 중심이 결국 그 사람의 인성을 만든다.



단순한 진심이 아닌, 균형 잡힌 진심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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