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공무원’이 메인이 되어 수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중에서도 '소방공무원'.
2년 사이 면접 전형이 바뀌면서 학원 강의 의뢰가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관련 수업이 집중되던 시기였다.
소방공무원 면접은 '협력'과 '소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경험형 질문의 비중도 크다.
그래서인지 최근엔 특히 ‘인성’과 관련된 면접에서 어려움을 겪는 수강생들이 많았다. 하루에 3개 클래스, 8명씩, 거기에 1:1 수업까지 포함해 25명을 연달아 수업하다 보면 매일 비슷한 흐름의 대답을 듣는다.
공통된 어려움은 이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이기적인 흐름’으로 답변하는 경우, 그리고 그조차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
피드백을 하면 “제가 그렇게 얘기했나요?”라고 되묻는다. 긴장이 원인일 수도 있다. 혹은 ‘빨리 답변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의면접을 하다 보면
“경험이 없어요”,
“협력해 본 적이 없어요”,
“저는 늘 혼자 해왔어요”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정말 그럴까?
누구와도 일하지 않고 혼자만의 사회생활을 했던 사람은 거의 없다.
고등학교, 대학교, 아르바이트, 첫 사회생활, 그리고 친구 관계까지 —
우리가 지나온 대부분의 순간엔 누군가와 ‘협력’한 경험이 있다.
기업 면접에서도 혼자 잘하는 사람만 뽑지 않는다.
프리랜서라고 해도 회사와 소통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물며 긴급상황 대응이 기본인 소방조직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2025년에도 소방공무원 면접은 ‘경험 질문’과 함께 인성 중심의 질문이 강화될 거라 본다.
그런데도 여전히,
“갈등 상황이 없었어요.”
“협력해 본 적 없어요.”
“늘 혼자 했는데요?”
이런 대답을 하는 지원자가 많다.
“없는데 억지로 만들어서 말해야 할까요?” 이런 반응도 있다.
그 마음, 이해한다.
없는 경험을 꾸며내는 건 불안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실제로 다른 수강생의 답변을 듣거나
유사 사례를 제시하면,
“아,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하며 눈빛이 반짝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지 떠올리지 못했을 뿐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답변 흐름에서 ‘혼자 한 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소방공무원 면접에서는 **‘함께 한 경험’**이 더 어필된다.
“내가 이건 잘해. 잘하는 것만 어필하면 되겠지?”
그 생각에서 지금이라도 벗어나야 한다.
소방공무원은 혼자가 아닌, ‘함께’ 위기를 대처하는 직무다. 상황 판단력, 소통 방식, 관계를 조율하는 태도 모두 ‘인성’ 평가의 핵심이다.
실제로 이런 질문을 많이 던진다.
“상사와 의견이 충돌했을 땐 어떻게 했나요?”
“동료가 전문성이 부족했을 때 어떻게 대처했나요?”
이런 ‘상황형 질문’에 따라 인성 항목 점수가 확연히 갈리기도 한다.
갈등, 협업, 피드백 수용…
이 모든 것들은 혼자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내가 도와줘야 돼?”
“내가 왜 저렇게까지 신경 써야 돼?”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말로까지 나오는 순간, 지원자의 ‘협력 태도’는 이미 면접관에게 전달된다.
소방조직은 개인플레이가 아니다. 매 순간 협력과 관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다. 평소 동료들과의 관계,
상대방의 방식에 대한 이해,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태도 —
이 모든 게 결국 당신의 인성이고, 면접장에서 드러난다. 작은 경험 하나도 면접에서 충분히 쓰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험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면접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