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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는 있었지만, 인성이 느껴지지 않았다

말투와 태도, 그리고 관계를 바꾸는 습관의 힘

by 나라 연

자신도 모르게, 인성이 가려진다


“말투는 선택이고, 태도는 습관이다.”



예의는 분명했다.


말을 끊지도 않았고, 반말을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 태도에서 배울 점도 보였던 사람이었다.



현재 낮 시간대에 자발적인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자주 오는 멤버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처음부터 묘한 불편함을 느꼈다.



짧고 단호하게 말하는 습관,
질문을 받아도 “아뇨”, “괜찮습니다”, “그런 건 아니지만요” 같은 단답형 응답으로 일관했고, 상대의 말에 늘 부정적인 표현부터 꺼내곤 했다.



본인은 핵심만 간결하게 말하는 거라 여겼지만, 대화의 흐름이 매번 끊기곤 했다.


말을 할 때마다 턱에 손을 얹거나 입을 살짝 가리는 버릇, 발음이 뭉개져 전달이 명확하지 않은 순간도 많았다.



어느 날 강점 컨설팅을 진행하며 피드백을 드리게 되었고, 그제야 “제가 그런 습관이 있었는지 몰랐어요”라는 반응을 들었다.




그렇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인 말투와 대화 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그 습관이 그 사람의 예의 바름과 인성까지 가려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이후, 구체적인 보완 방법과 대화할 때의 태도에 대해 자세히 전달해 주었다. 그는 의식적으로 노력했고, 점점 말투와 태도에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예의가 있다고 해서 모두 인성이 좋은 건 아니다. 진심으로 착한 사람이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말투나 대화 습관이 오해를 만들 수 있다.



그런 경우, 긴 대화를 나눠보면 결국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면접처럼 짧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 사람의 인상이 만들어진다면 "말하는 방식이 불편했어", "대화 흐름이 잘 안 맞더라"는 인상만 남을 수 있다.



그 사람은 전문성 면에서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나 역시 처음엔 대화를 더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지만, 꾸준히 스스로를 다듬고 바꾸려는 노력이 보여 대화의 연결고리를 다시 만들 수 있었다.



불편했던 대화가 더 이상 불편하지 않게 된 것이다. 물론 지금도 가끔 흐름이 끊기는 말투가 튀어나오긴 하지만, 그건 누구에게나 쉽게 바꿀 수 없는 오랜 습관일 테니까.



대화 방식은 심리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순간적인 감정이 대화 흐름을 끊어버리는 경우, 그 한 번의 인상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도 한다.



사람은 긍정보다 부정을 더 빨리 기억한다. 그 점에서 말투와 태도는 면접에서도, 관계 속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가 어떤 대화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순간에 흐름이 끊기는지를 스스로 자각하는 감각이 필요하다.



'피드백'이 긍정적인 이유는, 그것이 결국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나 또한 매일 내 말투와 대화 태도를 돌아본다. 단번에 고쳐지지 않기에, 말할 때마다 조금씩 더 의식하려 애쓴다.



그리고 그 말의 습관이, 결국엔 내 사람들과의 관계, 내 일의 흐름, 그리고 내 인생을 바꾼다는 걸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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