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by 나라 연

며칠 전 문득 떠오른 사람이 있다.


작년, 면접에 한 번 떨어졌던 지방 거주 지원자였다.



전 학원 근무할 당시 갑작스레 전화가 왔다.




"혹시 지금 30분 뒤에 상담 가능하신가요?"



나는 마침 일정이 비어 있어 가능하다고 답했고, 바로 20분 넘는 방문 상담이 시작되었다.

그는 지방에서 공무원 경력직 채용 면접에 도전했던 친구였다.



이미 한 번 떨어졌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서울까지 와 상담을 받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간절함이 눈동자에서 느껴졌다. 나 또한 이 사람을 도와주고 싶단 생각과 강의를 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 또한 간절함처럼 요동쳤다.




나는 그 친구의 현재 상태를 짚어주며, 어떤 질문이 다시 나올 수 있는지, 본인이 어디서 미끄러졌고 어떤 시선에서 보완이 필요한지를 꼼꼼히 분석해 주었다.




또 그가 다른 학원 상담도 고려하고 있다 하기에, 단순히 수업만 제안하기보다 학원을 알아볼 때 꼭 확인해야 할 핵심 기준과 "어떤 질문을 해보면 좋을지"까지 현실적인 조언을 곁들였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그 친구가 말했다.



"선생님 수업을 듣고 싶어요. 지금 바로 등록할 수 있을까요?"




3회 과정으로 일정을 바로 잡았고, 그는 지방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까지 와서 수업을 듣고 돌아가는 열정을 보였다.



그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 역시 그 마음을 배반할 수 없었다.

수업 내내 그의 언어를 꺼내주고, 불안을 해석해 주고, 면접관의 시선을 통역해 주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한 번 떨어졌던 바로 그 공무원 경력직 면접에 최종 합격했다.

단 1명을 뽑는 자리였다.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단 한 명으로 이름을 남긴 것이다. 그분은 합격자 통보와 동시에 나에게 연락을 주었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는 게 메시지에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선생님 덕분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어요. 정말 간절했는데,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부분도 있고 자신이 전에는 당연히 붙을 거란 약간의 안심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한 번의 실패는 그분을 일으켜 세워 '절실함'을 불러일으킨 거다.




그리고 그 절실함에 내가 진심으로 응답했다. 누구나 스스로를 의심하는 순간이 있다.




그러나 그때 필요한 건 기술도 스펙도 아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믿어주는 존재.



그것만으로도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나는 앞으로도 그 단 한 사람이 되고 싶다.




무언가에 지쳐, 포기하려는 이가 나를 찾아왔을 때 그가 자기 자신을 다시 믿을 수 있도록, 내가 먼저 그를 믿고, 응답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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