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전히 사람을 믿기 때문이다

by 나라 연

“어쩌면 나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했던 걸까.”



이 말, 나는 자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말을 많이 듣는다. 사람을 너무 믿어서 상처도 많이 받고, 과한 애정으로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고.



"너무 그러지 마", "너무 믿지 마",
"사기 안 당한 게 다행이다"



이런 말들을 듣고 있으면 정말 내가 잘못된 건가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외면이 잘 안 된다.



“신경 쓰지 마”,
“자신을 희생하지 마”,
“그만큼 주지 마.”



이런 말들이 틀린 건 아니다.



그런데 피드백을 원해서 늦은 밤에 연락 온 사람에게 ‘그냥 모른 척’하는 일은, 도무지 나한텐 쉬운 일이 아니다.



밤늦게 온 메시지는 꿈자리까지 따라오고 무거운 아침을 만든다. 아침 일찍 도착한 연락은 준비 시간 내내 머릿속을 무겁게 누른다.



‘끝나고 답장하자’는 다짐조차 결국 나를 강박 속에 가둔다.

상처도 익숙해지고 있다.




합격했으면서 아무 말 없이 채팅방을 나가는 사람, 후기를 부탁해도 묵묵부답인 사람.

“수업은 끝났으니 연락할 이유도 없다”는 태도.


그 안에는 내가 미처 감당하지 못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면접 복기는 말하지 않아도 보내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읽지도 않고, 읽고도 아무 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허무하고, 때로는 무시당하는 느낌에 내 꿈에서도 괴로워 깰 때가 있다.



'내가 너무 세게 말했나'
'기분 상하게 했을까'

'차별 없이 피드백 했을까'



걱정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침이 오면 나는 다시 텐션을 끌어올려 수업에 들어간다. 그 사람들은 나에 대해 모른다. 그리고 모를 권리가 있다.



그저 그들의 간절함으로 내게 피드백을 받으러 오는 것뿐이니까.



그래서, 때때로 나는 세게 말한다.



면접관 앞에서 작아지기보다 차라리 나에게 단련되길 바란다.



"이 정도면 견딜 수 있어." 그 마음으로 조금 더 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며.



사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예전엔 좋은 말만 해줬다. 하지만 그 결과는 늘 같았다.



“면접관이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긴장해서 제대로 못했어요.”



그 말들이 내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선생님이 너무 무서웠어요”
“다른 선생님은 이렇게 안 하셨어요”



이런 말을 수강생 앞에서 직접 듣기도 했다.



말은 웃으며 넘겼지만 내 마음은 가볍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강의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믿고,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조심스럽게 연락을 주는 단 한 사람 때문이었다.

그 한 사람이, 나를 다시 일으킨다.


포기하지 못하게 만든다. 어떻게 그 사람들을 외면할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단단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상처를 받아도, 후회가 생겨도, 그 후회를 이기는 단단함이 나를 계속 길 위에 세운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다시 사람 앞에 선다.



아직 사람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좋은 인성은,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에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