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을 출간했다

<평화로운 살인 방법>이란 살벌한 제목으로

by 이부

첫 책이 나왔다. 어디에도 홍보하지 못한 채 그냥 내버렸다.

무슨 자신감인가 싶지만 역설적으로 너무나 불안해서 홍보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단지 책이 마음처럼 나오지 않을까 봐 전전긍긍하며 지냈다.

무덥던 여름. 깡통 로봇처럼 비어버린 마음으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렇게 메모장에 잠들어 있던 파편 중 하나가 새로운 세계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텀블벅과 리디북스가 함께하는 공모에 <평화로운 살인 방법>이라는 소설을 넣었고, 최종 선발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랜 시간 우울과 불안을 챙겨 먹고살던 때라 얼마 만에 기쁨의 눈물이란 걸 흘렸는지 모른다. 세상의 무심함을 느끼고 썼던 소설인 만큼 이 친구를 향한 관심이 더욱 의미가 깊었다. 내게 이 소설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를 만들어낸 것과 다름없었다. 그래서 이 친구로 누군가와 처음 만나게 된다는 게 더욱이 감사하게 다가온다.

재난이란 거대한 아귀 입에 내가, 사연이, 감정이 먹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사람이 참으로 평화롭게 살인당하고 마는 방식이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지금껏 살아오면서 목격했던 몇몇 재앙은 개인을 무력하게 만들곤 했다. 각자 알아서 슬픔을 감내해야 했고, 인내해야만 했다. 항상 개인의 미칠듯한 불안과는 무관하게 세상은 잘 굴러만 갔고, 기사 속 살벌한 활자들과는 별개로 내 삶의 굴레도 계속 굴러가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재난으로 묻히고 잊혔을지언정, 분명 개인에겐 제각각의 여정과 사연이 있다.

<평화로운 살인 방법>은 재난 디스토피아 그림자 아래 묻힌 개인의 이야기다.

이 책을 마주할 선생님의 삶은 평화롭고 안전하길 바라며, 2021년 마지막 글을 마친다. 흑 호랑이의 해라는 2022년은 몸과 마음 모두 호랑이같이 굳세고 용맹하게 지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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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살인 방법>은 앞서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했다. https://tumblbug.com/peaceful_murder

종이책은 현재 서울 커넥티드 북스토어 2호점 을지부산 다대포 예술기지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하나 둘 입고처를 늘려갈 예정이다. 또한 전자책은 2022년 2월, 리디북스에서 론칭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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