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8. 아이디어의 첫 순간부터 시작하라
(* 글 하단부에 삽입된 연재의 차례에 따라 읽으시면 조금은 이해가 쉽습니다.)
당신은 어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 혹은 크리에이티브의 아이디어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것에 대해
같은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 앞에서
당신의 수업 과제를 발표하는 것이든
프로젝트를 따기 위한 경쟁사들의 틈바구니에서
당신 회사의 발표를 하게 됩니다.
몇날며칠 동안 노력한 아이디어의 내용보다
이것들은 듣고 평가하는 그 순간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포장에 더 공을 들이기도 합니다.
포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포장지는 포장입니다.
물건을 사는 입장에서
박스가 멋져서 사는 경우는 없습니다.
박스도 멋져서 사는 경우는 있습니다.
지금처럼 파워포인트의 기능이
다양해지기 전엔
맥북의 키노트가 인기였습니다.
파워포인트에선 되지 않는
눈이 뒤집힐만한 테크닉이 가능했으니까요
동네 태권도장 꼬마들 노는데
이소룡이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광고대행사들마다
경쟁 프레젠테이션용 맥북을 완비하고
또 파워포인트로 작업한 제안서를
맥북 키노트로 가공하는데 시간과 공을 들였습니다.
(지금은 AI가 A부터 Z까지 다 해주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기술이 발달되면
그 비용이 낮아지고 범용성은 커지듯
이제 맥북 키노트 약발은 다 사라졌습니다.
이제 초등학생들 과제도
파워포인트로 발표한다고 합니다.
어쩌면 신박한 파워포인트의 기능들을
전부 덜어내고
진짜 손글씨만으로도 페이지를 구성하는
프레젠테이션이 더 주목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주 오래전 선배의 결혼식 때였습니다.
요즘은 약간의 이벤트가 조금 더 추가되는 것 같지만
전체적인 결혼식의 구성은 지금과 썩 다르지 않습니다.
그 결혼식이 기억에 남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결혼식 중간에 결혼식장의 조명 몇 개가 꺼지고
(이때 사람들이 놀라 약간의 웅성임이 있었습니다.)
한쪽 벽에 프로젝트가 비쳤습니다.
그리고, 그 화면에 비친 첫 번째 슬라이드는
꼬깃꼬깃한 영수증 한 장과
그 영수증이 발생(?)한 연월일시였습니다.
그 화면 위로 그 프레젠테이션을 만든
신랑의 설명이 얹혔습니다.
“이것이 오늘 지금 순간을 있게 한 시작이었습니다”.
그 영수증은 바로 결혼식을 치르고 있는
신랑과 신부가 처음 만났던 카페의 영수증이었습니다.
그 영수증에 이어 결혼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아주 사소하고 또 다양한 오브제들이
신랑의 설명과 함께 보였습니다.
하객들은 슬라이드에 따라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우와~ 하는 탄성을 내기도 했습니다.
지금 아니 그 당시의 기준으로 봐도
파워포인트의 화려한 기능도 없고
경험 많은 프레젠터의 능숙함도 없지만
하객들의 박수를 크게 또 길게 받았습니다.
아마도 그 크고 긴 박수의 이유는
결혼을 하게 될지 안 할지도 모르는데
첫 번째 만난 곳의 영수증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나중에 슬쩍 물어봤습니다.
나갔던 모든 소개팅의 영수증들을 전부
갖고 있었던 건 아니냐고.)
서두가 좀 길었습니다만
전혀 엉뚱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프레젠테이션 구성의 핵심은
우리가 준비한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며칠 동안
머리를 쥐어짜고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의 과정을 그대로 구성하면 쉽습니다.
시간의 순서대로 정리해도 되고
조금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의 순서를 조금은 바꿔도 좋습니다.
좀 다르게 이야기를 하면
그 아이디어를 우연히, 혹은
머리를 짜내어 찾아낸 과정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됩니다.이런 과제를 머릿속에 갖고
길을 걷다가/책을 보다가/음악을 듣다가(*)…
과제 해결의 열쇠로서
이 제안이 최적의 아이디어임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성이 가장 기본적일 것입니다.
(이때 ‘왜냐하면’의 내용은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
당신 팀 혹은 조직 내부에서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그 아이디어가 가장 유효하다고 선택했던
논리, 의견들을 적으면 됩니다.
‘왠지 느낌이 좋아~’라는 이유로 선택하진 않았기를 빕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아주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예를 들면, 2026년 3월 3일 오후 2시 반
송파구 XX길을 걷다가…등등)
장식을 빼셔도 됩니다.
이야기가 재미있고 설득력 있으면
충분히 힘이 있습니다.
아니 여러 가지 장식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는
집중력을 흩어버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프레젠테이션이
전혀 흥미롭지 않은 이유는
스토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스토리가 있어야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고
지난 간 페이지가
다시 보고 싶어 집니다.
사람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웅이든 역사유적이든 탄생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그것은 아이디어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사람들은 사건의 원인을 찾고, 설명과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내재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이야기하기가 설득적인 매체인 이유다. 이야기는 우리의 경험과 공명하고 새로운 사례를 제공한다. 우리 경험과 다른 삶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행동하고 일이 진행되는 방식에 대해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사건의 원인을 찾고, 이런 원인과 결과의 짝짓기가 말이 되는 한,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사용하여 미래의 사건을 이해한다. ( P85, 디자인과 인간심리, 도널드노먼)
[프롤로그]
• 001 발상법 책들이 실패하는 이유 : 수학을 잘하는 방법은 수학을 공부하는 것
[PART 1] 내일 아침-D-1 상황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
Chapter 1. 갖다 붙이기의 기술
• 002 스퀴즈 번트: 레퍼런스 혹은 강제 결합
• 003 갖다붙이기 사례: ANA + 해양수산부
• 004 '갖다 붙이기'에 숨은 방정식: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의 차이
• [ThinkingFable 1] 냉장고 의사
Chapter2. 더하고 빼고 비트는 기술
• 005 1+1+1은 3보다 크다 : 나란히 3의 법칙
• 006 빼고 빼고 또 빼면 더 커지는 : 인쇄광고처럼 영상만들기
• 007 부작용 혹은 Side Effect : 막다른 길인줄 알았는데 지름길
• 008 세상에서 가장 쉬운 피칭법 : 아이디어의 첫순간부터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