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빼기의 요령 혹은 인쇄광고처럼 영상광고 만들기
앞서 1+1+1 의 아이디어 찾기를 말씀드렸는데
어떤 분은 이렇게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촉박한 시간에 3 가지를 어떻게 찾느냐고-’
‘똑같은 기계로 찍어내는 공산품도 아니고
똑같은 상황이나 조건을 3 가지씩
찾아내는게 더 어렵겠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침묵은 금이다’라는 옛말은 다 아실 듯 합니다.
그런데 조금 더 찾아보시면 그 앞이나 뒤에
‘웅변은 은이다’라는 이야기가 함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1+1+1’이 ‘웅변’이라면
이건 ‘침묵’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꿔 말씀드리자면
1+1+1 을 구성하는 3 가지 찾기 대신
1 에서도 가능한 한 많이 줄이고 빼기입니다.
최소한의 Story
최소한의 Model
최소한의 움직임
최소한의 Copy
최소한의 Sound … 이렇게
가장 많이 빼고 줄이고 덜어내는 것이
가장 많이 크리에이티브 해질 수 있습니다.
더 쉽게 설명드리자면
영상 광고의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Print 광고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액자에 걸린 그림에는
소리가 없습니다. 움직임도 없습니다.
그저 단 한 장의 이미지면 됩니다.
심지어 카피마저 필요 없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상 광고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저는 동영상 레퍼런스보다는
인쇄 광고나 포토 스탁들을 많이 찾아봅니다.
한 장의 사진으로 충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젊은 노동자가 아무도 없는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앞에 서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쉼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로
끝도 없이 일감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노동자는 묵묵히 기계처럼
그것들을 처리할 뿐입니다.
카메라의 앵글은 CCTV 의 그것처럼
1 분여의 런닝타임 내내 전혀 움직이지 않습니다.
얼핏보면 하나의 정지된 화면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그 화면 위로 자막 하나가 뜹니다.
“학교가 너무 지루하다고?
학교 밖은 훨씬 더 지루할 수 있어”
오래전, 학교를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영국 BBC 에서 만든 공익 캠페인 영상입니다.
고수는 말이 없습니다.
말이 많으면 실수나 실언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노자에도 多言數窮 不如守中(다언수궁 불여수중)
말이 많으면 금방 궁해지니,
마음 속에 지키는 것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지금 나와 있는 아이디어에서
불필요하고 군더더기들을 찾아
빼고 줄이는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 남송시대 궁정화가 마원의 '한강독조도寒江獨釣圖*'는
이런 이야기에 힌트를 주는 사례일 수도 있습니다.
마원이 그린 것은 어느 추운 날,
강 위에 떠 있는 배한척과
그 위에서 낚시를 드리우고 있는 노인 뿐입니다.만
나머지 여백은 온전히 차가운 바람이 불고
그로 인해 쉼없이 일렁이는 강이 되고 있습니다.
* 사실 마원의 <한강독조도>는 당송팔대가 중 한명인 당나라시인 유종원의 시 <강설江雪>을
한폭의 그림으로 시각화했다고 설명되고 있습니다. 강설江雪을 읽어보면 쉽게 이해하실 듯 합니다.
江雪 (강설)
千山鳥飛絶 (천산조비절) 온 산에 새 한 마리 날지 않고
萬徑人踪滅 (만경인종멸) 모든 길에는 사람 자취 끊겼는데
孤舟簑笠翁 (고주사립옹) 외로운 조각배에 도롱이 삿갓 쓴 늙은이
獨釣寒江雪 (독조한강설) 눈 내리는 차가운 강에서 낚시질 하네
현재까지의 연재 목차
[프롤로그]
• 001 발상법 책들이 실패하는 이유 : 수학을 잘하는 방법은 수학을 공부하는 것
[PART 1] 내일 아침-D-1 상황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
Chapter 1. 갖다 붙이기의 기술
• 002 스퀴즈 번트: 레퍼런스 혹은 강제 결합
• 003 갖다붙이기 사례: ANA + 해양수산부
• 004 '갖다 붙이기'에 숨은 방정식: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의 차이
• [ThinkingFable 1] 냉장고 의사
Chapter2. 더하고 빼고 비트는 기술
• 005 1+1+1은 3보다 크다: 나란히 3의 법칙과 크리에이티브의 전압
• 006 寒江獨釣圖에서 배우는 아이디어 발상Tip : 인쇄 광고처럼 영상 만들기
(* 아이디어의 뒷골목 이야기는 매주 화/목 10시에 업로드됩니다.)
• 007 막다른 길인줄 알았는데 지름길입니다 : 부작용 혹은 Side Effect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