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 나란히 3의 법칙과 크리에이티브의 전압
이번에는 첫 번째 필살기 ‘갖다 붙이기’에 이은
또 하나의 초치기 방법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이 방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은
어쩌면 요즘 가장 보편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을 먼저 드리는 이유는
그만큼 특별하게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이름하여 ‘3의 법칙’입니다. (20초 기준)
동일한 제품/서비스가 있는 상황(Slice of Life)을
모델 혹은 공간 혹은 시간을 달리해서
3가지를 나란히 배치하는 것입니다.
각 상황과 상황 사이를 잇는 논리나 스토리는 없어도 됩니다.
그저 나란히 또 고르게 배치하면 됩니다. 그저
타깃/공간/시간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간혹 한 제품의 다양한 기능/용도를
이렇게 병렬식으로 보여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 많은 기능성 전자 제품들의 광고가
딱 이런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3가지 상황의 순서가 바뀌어도 무방합니다.
(* 하나에 하나가 더해짐으로써
논리가 점증되거나 감정이 고조되진 않습니다.)
수식으로 표현하자면 1+1+1=3 이기 때문입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찾기 쉽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내부구성원, 광고주를 설득하기가 어렵고
소비자의 공감을 얻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수많은 컨텐츠 속에서 차별화되기도 어렵습니다.
이건 한국인들(특히 남성들)이 가장 안 본다는
제품 매뉴얼을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보여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요즘 이 방식의 컨텐츠가 많아진 이유는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광고가 아니라도 유튜브, 틱톡 등 SNS채널에
얼마나 많은 컨텐츠들이 업로드되고 있습니까!
이과수 폭포의 수량처럼 쏟아지는 컨텐츠 속에서
내가, 우리가 만드는 이 한 편의 컨텐츠 속에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많이 담으려니
다양한 이야기 혹은 상황을 담는
병렬식 구조가 유용하게 쓰이는 것은 아닐까 하고 짐작합니다.
(컨텐츠의 임팩트 효과는 차치하고라도
제작 담당자/관계자들 입장에서는
노래방에서 어렵게 잡은 마이크로
노래를 딱 한 곡만 하기는 아까운 것이죠)
실제로 광고 크리에이티브度와
기업/국가 경기의 관계를 연구했을 때
호경기일 때 광고의 크리에이티브力이 높아지고
불경기일수록 광고들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적 설명 경향이 띤다고 한 결과도 있습니다.
역시 광고도 곳간에서 인심이 나는 것 같습니다. *
시간이 갈수록 기술은 고도화/평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독점적/배타적 제품/서비스를 만들긴 어렵습니다.
이처럼 제품/서비스가 가진 기능적 포인트가 없어질수록
그것들을 표현하는 컨텐츠의 크리에이티브가 더 필요한 셈입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컨텐츠 간의 경쟁 또한 함께 커지고 있어
크리에이티브한 길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어렵고 힘 빠지는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 같아
끝으로 1+1+1=3 구조에 힘을 싣는 한 가지 팁을
말씀드리기 위해 예를 한 가지 보겠습니다.
왜 넘어진 아이는 일으켜 세우십니까?
왜 날아가는 풍선은 잡아 주십니까?
왜 흩어진 과일은 주워 주십니까?
왜 가던 길은 되돌아가십니까?
(러닝타임이 30초 버전이라 1+1+1+1입니다.)
오래전 SK텔레콤의 기업 광고입니다.
낱낱의 상황과 카피에선 특별함이 없지만
이것들이 누적됨으로써 어떤 기대감을 갖게 만듭니다.
‘1+1+1+1’이 확실히 4보다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더 확실하게 증폭시켜 주는 것은
‘사람 안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을 향합니다’라는 마지막 메시지(& 컨셉)로
나열의 밋밋함을 단박에 역전시켜주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은 컨셉 메시지의 강력함만 있다면
1+1+1... 의 나열도 충분히 힘이 있게 됩니다.
대부분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병렬연결과 직렬연결을 아실 듯합니다.
1.5V 배터리 3개가 있다고 할 때
3개의 병렬연결은 출력 전압이 1.5V이지만
3개를 직렬 연결하면 4.5V가 전압을 쓸 수 있습니다.
자! 연결 방식은 당신의 아이디어와 선택입니다.
* (참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사회학과 명예교수 앨리 러셀 혹실드는 <도둑맞은 자부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인종 간의 공감이 줄어들고, 경제 상황이 좋아지면 공감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로 밝혀진 바 있다고 합니다.
[프롤로그]
• 001 발상법 책들이 실패하는 이유 : 수학을 잘하는 방법은 수학을 공부하는 것
[PART 1] 내일 아침-D-1 상황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
Chapter 1. 갖다 붙이기의 기술
• 002 스퀴즈 번트: 레퍼런스 혹은 강제 결합
• 003 갖다붙이기 사례: ANA + 해양수산부
• 004 '갖다 붙이기'에 숨은 방정식: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의 차이
• [ThinkingFable 1] 냉장고 의사
Chapter2. 더하고 빼고 비트는 기술
• 005 1+1+1은 3보다 크다 : 나란히 3의 법칙과 크리에이티브의 전압
(* 아이디어의 뒷골목 이야기는 매주 화/목 업로드됩니다.)
• 006. '寒江獨釣圖'에서 배우는 아이디어 발상Tip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