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발표탐구자 Oct 01. 2021

짜잔한 경쟁에서 벗어날 각오

대학시절 기획 과제를 하다 보면 상황 분석이라는 타이틀 하에 미친 듯이 자료를 찾아보곤 했다. 상황 분석엔 크게 시장, 자사, 경쟁사, 소비자 분석 등을 포함한다.


‘다차원적으로 상황을 살펴보고 문제를 정의하기 위함’ 정도가 그 목적이라 할 수 있겠다. 당시엔 구글 검색이 지금 수준이 아니었다. 그리고 좋은 자료는 먼저 찾은 자료 출처의 출처를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물듯 파해치다보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유효한, 당연한 과정이었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상황 분석에 한한 일이었다. 그를 바탕으로 어떤 통찰을 이끌어내느냐가 실제 기획자의 능력이었다.


돌아보니 학창 시절은 물론이거니와 사회 초년생 시절에도 좋은 분석자료를 찾으면 일단 나 혼자 잘 간직하곤 했다. 주로 ‘팀’과제를 했고 기획’팀’에서 일했음에도 말이다.


그게 내 나름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 생각했었다. 결국 경쟁에 너무 몰입되어 있었던 거다. 어떤 땐 나만 찾은 자료라고 좋아하며 꽁꽁 숨겨두고 있다가 동료(라 쓰고 경쟁자라 읽는다)나 선후배가 이미 그 자료를 바탕으로 기획의 논리를 준비하고 있던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된 경우도 있었다. 서로 유치 뽕짝이었다.


정보는 갈수록 개방되고 있다. 기술은 점점 더 쉽고,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그 속도가 어떻든 자료를 찾는 과정의 수고는 앞으로도 인정받아야 한다. 중요한 건 유치한 경쟁보다 큰 그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나도 사실 이게 여전히 어렵다.


어떤 이가 말하길 그동안의 한국은 친구가 치열한 경쟁자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왔다 했다. 매우 공감한다. 하지만 기술이 만들어낸 변화는 계속될 거 같다. 마음 좀 너그럽게 가져보자. 짜잔하게 굴다가 더 뒤쳐질지도 모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포토샵 못하는 사람이 쓸만한 PPT Tip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