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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간작가인가?

출판 프로젝트에 한 꼭지를 맡다.

by 순록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저 끄적거리는 것으로 시작해 이제는 각 잡고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쓸 때, 나와 비슷하게 글을 쓰던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의 글을 읽으며 감탄을 하기도 하고 응원의 의미로 좋아요를 눌러주기도 하였다. 내가 꾸준히 쓰지 못할 때 그들은 부지런히 글을 썼고, 결국 출간의 꿈을 이뤄내었다. 그들을 보며 처음에는 '출간하는 거 어렵지 않네'라고 자기 위안을 삼았었다. 시간이 흘러 출판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을 때에는 과거의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 하나를 펴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기획을 하며 초고를 거쳐 몇 번의 수정을 거치는지 경험을 해보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겁이 났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이 맞을까? 세상에는 단 몇 줄로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작가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전문적이지도 않은 내가 글을 쓰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쓰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다. 글을 쓰면서 느꼈던 나의 치유와 힐링은 날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고 싶었다. 꾸준히 쓰기를 시작하니 이전보다 글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느꼈다. 나도 세상에 내 글 하나쯤은 내보고 싶다는 욕망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많이 팔리지 않아도 그저 내가 기록한 것을 남기고 싶었다.


실력이 없다고 생각하니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지도 못했다. 1인 출판을 알아보니 너무 복잡한 과정인 것 같아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내 글을 한 꼭지라도 실어줄 곳이 있는지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다. 글을 잘 쓰는 작가들 사이에 나의 글이 살포시 끼어 있다면 나도 왠지 유명한 작가가 될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그러던 중에 작은 출판사에서 원고를 모집한다는 글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우선 해보자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안돼도 그만이지만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원고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렸지만 이내 오질 않았다. 역시나 내가 그렇지 뭐라고 좌절을 할 쯤에 답장이 왔다.


저희 작업에 관심 가지고
소중한 글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보내주신 원고 검토하였고,
저희 책에 싣고 싶습니다.

너무 기뻤다. 작지만 나의 글이 인쇄가 된다는 것이 너무나 설레었다. 홍보는 텀블벅 펀딩으로 사람을 모으고 책은 이번에 열리는 [언리미티드 에디션 14 - 서울 아트북페어 2022]에서 첫 선을 보인다고 했다. 나는 매일 텀블벅에 들어가서 게시글을 확인했다. 목표금액에 달성하기 위해서 %가 조금씩 올라갈 때마다 내 기분도 업되었다. 사실 내가 출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책이 팔린다고 해서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나는 한 부분을 참여해서 소정의 원고료를 받을 뿐이다. 하지만,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읽힌다는 사실 누군가 가치를 내고 우리의 책을 구입한다는 사실이 작가로서의 나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있다.


출판이 되어 첫 선을 보이는 UE14에 참가할 예정이다. 아직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작은 꼭지이지만 언젠가는 나도 내 이름을 걸고 멋진 책을 출판해낼 그날을 기대해본다.






순간의기록자의 글이 실렸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

한때 우리의 전부였던: 밀레니얼 키즈의 향수 | 텀블벅 - 크리에이터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tumblb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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