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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간의 기록자 Jan 30. 2018

보통의 존재,




어릴 적에는 몰랐었다.

다들 태어나서 같은 생각을 가지고 비슷하게 살아 가는 줄만 알았다.
똑같이 학교를 가고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다들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줄 알았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내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늘 계시지 않았다.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배가 고파 간식을 꺼내먹고, 학교 숙제를 다 마칠 즈음이면 엄마가 오시곤 했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도 회사를 다니신다.



엄마가 학교에 왔던 적이 있다.

초등학교 입학식 때 한번, 그리고 졸업식 때 한번

그때는 다 그런 줄 알았다.

다른 집의 부모님들도 당연히 다 회사에 나가서 일하시는 줄 알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사귄 친구네 집에 놀러 갔을 때였다.
친구네 어머니가 집에 계셔서 충격.
그리고 친구 어머니가 웃으며 건네주신 간식에 충격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예쁘게 깎아 놓은 사과, 맛있는 쿠키 그리고 달콤한 초콜릿까지
그렇게 두 번의 충격을 받는 나는

집에 가서 엄마도 회사 안 다니고 집에 있으면 안 되냐고 떼를 썼던 기억이 난다.

다들 그렇게 똑같이 사는 줄만 알았는데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들은,



그렇게 내 나이 서른이 넘는 지금에야
서로 각자의 삶이 있음을 이제서야 알 것만 같다.
내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던 친구네 집안 환경, 그리고 생활 패턴 등...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릴 때는 이해 가지 않았었던 삶의 이야기들이
이제서야 조금씩 이해가 가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남들처럼 그렇게 산다는 것, 보통의 집안에 태어나 적당히 행복하고 적당히 싸우기도 하며
보통의 학교를 나와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그런 아주 보통의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꿈이 되고 희망이 되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것.
어쩌면 우리 모두가 보통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2018.01.30. 어느 보통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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