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I 시대, 성장과 시야 확장의 필연성

올챙이와 인간의 차이

by 생각하는 수첩

비가 내린 후 시냇가에는 작은 웅덩이가 생긴다. 어느 날 이 웅덩이에 개구리가 알을 낳고 수많은 올챙이들이 태어난다. 이들은 좁지만 익숙한 웅덩이를 자신의 세계로 여기며 살아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비가 오지 않으면 웅덩이는 점차 말라간다.


아마도 올챙이들은 웅덩이가 줄어드는 것을 보며 이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왜 내 터전이 줄어들지?, 설마 다 마르겠어?, 조금 더 웅덩이를 파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만약 그들이 주변 환경 전체를 살펴볼 수 있었다면, 비의 주기나 건기의 도래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운이 좋아 빠른 성장을 타고난 소수의 올챙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의 올챙이들은 웅덩이가 말라버리면 함께 소멸하고 만다.


이 이야기는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는 각자의 웅덩이 안에서 살아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익숙한 업무, 인간관계, 기술 수준, 지식 범위 안에서 안주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특히 AI 시대에 들어서며 웅덩이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생성형 AI는 이미 글쓰기, 번역, 코딩, 디자인을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기존 역할을 대체하거나 보완하고 있다. 기업들은 AI 자동화를 활용해 조직을 재편하고 있고, 직업의 본질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반복 업무가 아니라 기술을 운용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할 수 있는 창의적 능력이다.


이런 시대에서 기존의 안정은 허상이다. 과거에는 한 가지 기술이나 직업을 수십 년 유지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매년 스스로를 계발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로버트 케이건 교수는 이를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이라 부른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적응할 수 있느냐가 생존을 결정짓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할까?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아는 메타인지 능력, 한 분야에 깊이를 두면서도 다양한 영역을 이해하는 T자형 역량, 기존 지식을 새롭게 재조합할 수 있는 창의적 조합 능력, 그리고 AI를 협업 도구로 삼아 생산성을 확장하는 능력 등이 이제 필수적인 생존 기술이 되고 있다.


이런 역량을 키우는 사람들은 변화 속에서도 두려움보다는 기회를 발견한다.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은 언제든 새로운 웅덩이를 만들 수 있다. 반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은 마치 마르는 웅덩이 속 올챙이처럼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


결국 핵심은 성장과 시야 확장이다.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보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하는 사람이 변화 속에서도 살아남고 번영할 수 있다. 우리는 팔과 다리가 자라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올챙이가 아니다. 스스로 배우고 행동하며 성장할 수 있는 인간이다. 성장할 것인지, 마를 웅덩이에 머물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금은 살 시점인가, 팔 시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