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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살 시점인가, 팔 시점인가

by 생각하는 수첩

정부는 집값을 잡고 싶어하지 않는다.

다만, 폭등만 안 하면 된다.


『대한민국 부동산 40년』을 읽고 난 후, 그 문장이 머릿속에 박혔다. 이 책은 말한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40년 넘게 같은 구조를 반복해왔다.

상승 → 과열 → 규제 → 침체 → 완화 → 재상승

정권이 바뀌어도, 시대가 바뀌어도, 이 순환은 계속됐다.


지금은 그 고리의 어디쯤일까. 2023년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기준금리는 2024년부터 동결과 인하 사이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착공은 멈췄지만 청약은 다시 미어터진다.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 생애최초 혜택 확대, 전매제한 완화 같은 시그널을 연이어 내고 있다.


명확하다. 지금은 ‘완화에서 재상승으로 넘어가는 초입’이다. 팔기엔 애매하고, 사기엔 불안한 시점.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런 시점이 오히려 가장 전략적인 진입 시기였다는 걸 우리는 과거에서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지금이 살 타이밍인가요, 팔 타이밍인가요?그게 아니라

지금 이 구조 안에서 나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실수요자라면 대세 하락은 이미 끝났다.

더 기다리는 건 타이밍이 아니라 미루는 습관일 수도 있다.

투자자라면 유동성이 회복되기 전까지, 무리한 진입보다는 현금 보유와 기회의 위치 선정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장면이 있다.

2006년, 거래가 끊기고 모두가 하락을 외칠 때 누군가는 판교를 샀고 2013년, 박근혜 정부가 규제를 풀자마자 누군가는 송파에 들어갔다. 그들은 구조를 읽었다. 그리고 남들보다 먼저 움직였다.


구조를 보고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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